미전도 종족과 미개척 종족 선교
- mmihpedit
- 10월 14일
- 11분 분량
최종 수정일: 10월 15일
정교운 (페르시아연구회 연구팀장)
초록
우리는 현재 미전도 종족(UPG, Unreached People Group) 가운데에서 사역하고 있다. 최근 선교계에서는 이들 중에서도 복음 전파를 위한 선교적 접근이나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미개척 종족(UUPG, 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본 발표에서는 먼저 선교 역사 속에서 국가 단위 중심의 선교에서 민족 단위 중심으로 접근 방식이 변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어 민족별로 복음 전파와 접근 방법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또한 미개척 종족(UUPG)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국가 내 다양한 민족을 함께 섬기는 사역 현장의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선교사가 섬기는 미전도 종족(UPG) 안에서 미개척 종족(UUPG)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전략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하고자 한다. 나아가 민족을 향한 선교사의 접근 방식과 태도에 대해 나누고 미개척 종족(UUPG) 선교를 통해 사역의 확장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다.
목차
1. 미전도 종족 선교의 시작
1-1. 1차 로잔대회-왜 민족인가? (1)
1-2. 성경과 선교 역사에서의 민족-왜 민족인가? (2)
1-3. 미전도 종족 선교 현황
2. 미개척 종족이란?
2-1. 미개척 종족 개념
2-2. 미전도 종족 안에(함께) 있는 미개척 종족
2-3. 선교지 현장의 변화와 미개척 종족 선교
3. 미개척 종족 선교의 현장 적용
3-1. 현장 사역자의 방향과 전략
3-2. 미개척 종족에 대한 현장 사역의 실제: 국가 내 다양한 민족 사역 사례
3-3. 미개척 종족 선교 동원
3-4. 미개척 종족 단기팀 운영 사례
4. 미개척 종족이 현장 사역에 주는 시사점과 전망
4-1. 민족을 대하는 사역자의 태도
4-2. 사역의 확장-미개척 계층과 세대 전도
5. 결론
참고문헌
1. 미전도 종족 선교의 시작
1-1. 1차 로잔대회 ― 왜 ‘민족’인가? (1)
1974년 로잔대회는 세계 선교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이 자리에서 랄프 윈터와 도널드 맥가브란은 ‘미전도 종족’이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제시하였다. 종족은 공통의 언어와 문화,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이며, 같은 종족 안에서는 복음이 훨씬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반대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집단 사이에는 사회적·문화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복음 확산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맥가브란(1955)은 “사람들은 보통 자기와 같은 문화권·언어권 안에서 집단적으로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설명하면서, 복음 전도의 실제 단위는 개인(individual)이 아니라 종족 집단(people group)임을 강조했다. 이는 ‘동일 종족 집단 회심 운동’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되었다.
정승현(2016)은 맥가브란의 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의 동일 종족 집단 이론은 인도의 힌두교 현장에서 탄생해 실천되었지만, 무슬림 미전도 종족 선교에도 적용 가능하다. 실제로 무슬림 인구만 2억이 넘는 인도네시아의 개신교 교단들은 특정 종족을 배경으로 형성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최대 교단 중 하나인 HKBP(Huria Kristen Batak Protestan)는 수마트라 바탁족을 기반으로 하며, 북부 술라웨시에는 GMIM(Gereja Masehi Injili di Minahasa)가 미나하사족을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중부·남부 칼리만탄에서는 다약족을 기반으로 한 GKE(Gereja Kalimantan Evangelis) 교단이 존재한다. 이처럼 종족 중심의 선교는 종교적 요인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문화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선교 단위는 ‘국가’에서 언어·문화·정체성을 공유하는 ‘민족’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연구의 초점도 국가나 공용어 차원이 아니라 개별 종족으로 옮겨갔고, 각 민족의 복음화 상황이 별도로 분석되며 미전도 종족의 규모가 발표되었다. 이는 현장 선교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시켰으며, 선교 대상이 국가 단위에서 민족 단위로 새롭게 규정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국가 안의 다양한 민족이 같은 제도(교육·납세·노동 등)를 공유하며 공용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선교 장벽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 민족이 지닌 언어, 문화, 역사, 정체성에 따라 복음 전파의 장벽이 크게 달라진다.
이에 대해 한철호(2016)는 이렇게 설명한다. “선교는 사람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라는 사회성 때문에 존재한다. 복음은 같은 문화 안에서만 자유롭게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문화권에 복음을 전하려면 반드시 문화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복음은 여러 개의 작은 연못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한 연못에 던진 돌의 파장은 다른 연못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다른 연못에 파장을 일으키려면 반드시 그 연못에 돌을 따로 던져야 한다. 이것이 곧 선교이며, 모든 문화 집단에 파장을 일으키려면 선교사들이 각 민족에 들어가 각기 다른 전략과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민족 집단이 지닌 고유의 역사, 설화, 주요 사건들은 구성원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민족마다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이것이 선교 단위가 ‘국가’에서 ‘민족’으로 바뀌게 된 근본적 배경이다.
1-2. 성경과 선교 역사에서의 민족 ― 왜 ‘민족’인가? (2)
성경은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책이며, 그 역사는 하나님의 뜻의 성취를 향해 진행된다. 성경은 그 과정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 (창세기 12:1~3)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며 모든 민족이 그를 통해 복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믿음의 조상으로부터 시작된 복이 모든 민족 단위로 흘러가리라 선언하신 것이다.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18~20)
주님은 ‘지상 명령’을 통해 제자들에게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고 명하셨다. 복음은 제자들을 통해 모든 민족으로 확산될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영어 성경 번역에서 “모든 족속”을 All nations라고 한 부분이다. 17세기 영어에서 nation은 오늘날의 ‘국가(state)’보다 ‘민족·종족·집단’에 더 가까운 의미로 쓰였다. 성경 번역자들이 ‘민족’을 지칭하는 단어로 nation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순절 날에 그들이 다 같이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저희가 앉은 집에 가득하며 불의 혀 같이 갈라지는 것이 각 사람 위에 임하더니,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방언으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 우리는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람인과 또 메소보다미아, 유대와 갑바도기아, 본도와 아시아, … 애굽과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아 여러 지방 사람들과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 그레데인과 아라비아인들이라. 우리가 다 우리의 각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 하더라 (사도행전 2:1~11)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여러 지역과 민족에서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유월절과 칠칠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모였을 때, 그들은 각자 자신들이 거주하는 민족의 언어로 복음을 듣게 되었다. 복음이 민족의 언어와 문화 속에서 전해지는 원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이처럼 성경은 일관되게 하나님의 역사가 ‘민족’을 향해 진행된다고 증언한다. 하나님의 역사는 국가가 아니라 민족을 통해 이루어진다. 유대인의 역사만 봐도 그렇다. 기원후 70년 유대-로마 전쟁 이후 세계로 흩어졌던 유대인들은 2천 년 동안 국가 없이 살았지만, 언어·문화·종교를 지닌 민족 정체성을 지켜냈다. 결국 1948년, 그 민족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이스라엘 국가가 다시 세워졌다. 이는 ‘국가’보다 ‘민족’이 복음 역사에서 더 본질적 단위임을 보여준다.
선교 역사 속에서도 이러한 전환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1974년 로잔대회는 선교 대상 집단을 ‘국가’에서 ‘민족’으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또한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그 안에 숨어 있던 수많은 민족이 드러나면서 각각을 향한 선교 사역이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하나의 ‘소비에트’라는 단일 집단으로 인식되었고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가 선교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연방 해체 후, 교회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각기 다른 민족들이었다. 정치·외교·경제적으로는 해체로 불렸지만, 선교의 관점에서는 하나님께서 ‘감추어져 있던 민족’을 드러내신 사건이었다.
1-3. 미전도 종족 선교 현황

IMB(International Mission Board)는 미전도 종족을 “복음주의 신자가 2% 이하인 집단”으로 정의한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이를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국인 신자 공동체가 있더라도 스스로 복음을 전할 충분한 수와 자원을 갖추지 못한 집단”으로 규정한다.
로잔대회 이후 세계 교회는 국가 안에 숨어 있던 민족을 발견하고, 이들을 향해 선교사를 파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황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전 세계 외국인 선교사는 약 45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이 중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이는 약 1만5천 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3.3% 수준이다. 로잔대회 이후 반세기가 흘렀지만, 미전도 종족 선교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

로잔 운동과 여러 연구에서는 지속적으로 “미전도 종족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제 자원 배분을 보면, 선교사의 97%는 이미 교회가 세워진 지역에 사역하고 있고, 미전도 지역에 파송된 선교사는 고작 3%다. 선교 재정 역시 1% 미만만이 미전도 종족을 향한 사역에 사용되고 있다.
2. 미개척 종족이란?
2-1. 미개척 종족의 개념

현재 전 세계에는 약 17,400개 종족(11,500여 종족으로 추산하기도 함)이 분류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000개 종족(42%)이 복음 접근이 거의 없는 미전도 종족(UPG)이다. 그 중 약 3,000개 종족(미전도 종족의 42%), 즉 약 2억 9천만 명은 아직 선교적 접근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미개척 종족(UUPG)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전략적으로 주로 10/40 창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정의에 있어서도 단체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같은 맥락이다.
• IMB는 미개척 종족을 “그들 가운데 알려진 교회 개척 전략이 전혀 없는 종족”으로,
•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알려진 신자와 교회 개척 전략이 없는 미전도 종족”으로,
• Finishing the Task(국제 네트워크)는 “미전도 종족 가운데 현재까지 아무도 접근하지 않은 집단”으로 규정한다.
2-2. 미전도 종족 안에(함께) 있는 미개척 종족

조사 기관마다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분포는 대체로 일치한다. 세미연의 조사에 따르면, 미개척 종족의 수와 인구가 많은 지역은 인도, 파키스탄, 중국,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순으로 나타난다. 이는 곧 미개척 종족이 대부분 기존 국가의 경계 안에서 거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산간 오지에서 국가 시스템과 동떨어져 살아가는 경우도 있으나, 상당수는 오히려 국가 내 도시에서 다수 민족과 함께 생활한다. 다시 말해, ‘미개척 종족’은 반드시 외딴 지역의 고립된 부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2-3. 선교지 현장의 변화와 미개척 종족 선교
오늘날 기술 발전은 세계를 빠르게 하나로 묶고 있다. 교통과 물류의 발달로 이동은 자유로워졌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가상 공간은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연결망은 특정 집단의 공간적·정신적 고립을 점점 무너뜨리고 있다.
이는 종족의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개척 종족은 대체로 국가 안의 소수민족으로 존재하며, 사법·교육·납세·노동·병역·언론·예술·체육 등 동일한 국가 시스템 안에서 살아간다. 낙후 지역은 점차 개발되고, 도로망이 확충되며,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공용어 사용이 확대되면서, 전통적 민족적 특색은 점점 희석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다수 민족(국가 내 미전도 종족)의 언어로 이미 성경과 복음 자료(책자, 영상, 오디오 파일 등)가 번역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다수 민족을 대상으로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교회가 개척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과 맞닥뜨린다. “이미 미전도 종족 선교가 진행 중이라면,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미개척 종족을 향해 별도의 사역적 접근이 과연 필요한가?”
3. 미개척 종족 선교의 현장 적용
3-1. 현장 사역자의 방향과 전략
성경은 복음이 증거되어야 할 대상이 “모든 민족”이라고 분명히 말씀한다. 주님은 “모든 민족에게 가서 제자를 삼으라”(마 28:18)고 명령하셨다. 따라서 우리의 사역은 미전도 종족과 미개척 종족을 향해 나아간다.
동시에 주님은 사역의 전략에 대해서도 원칙을 제시하셨다.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해야 한다”(마 12:29)는 말씀은 영적 전쟁의 원리일 뿐 아니라 사역의 효율성을 높이는 실제적 지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많은 선교사들이 거점 지역과 관문 도시에서 사역을 전개해 왔다.
결국 미개척 종족을 향한 선교의 직접적 시도는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전략적 차원에서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사역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복음의 방향은 “민족”이며, 복음을 전하는 전략은 “거점과 관문 도시”라는 두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3-2. 미개척 종족에 대한 현장 사역의 실제: 국가 내 다양한 민족 사역 사례
국가 내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대표적 사례로 이란과 파키스탄을 살펴볼 수 있다. 이란에는 약 70여 개의 미전도 종족이 거주한다. 현장에 들어간 선교사들은 특정 민족만을 섬기기보다 “이란 전체”를 품는 개념으로 사역해 왔다. 한 이란 선교사(M)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주로 관문 도시를 중심으로 사역했으며, 이곳에는 UPG가 정착하여 생활하고 UUPG도 방문하기 때문에 두 집단을 동시에 섬길 수 있었다. 또 다수 민족(UPG)이 복음화되면 이들이 UUPG에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따라서 관문 도시 중심의 사역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UUPG는 관문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어 복음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또한 UPG가 UUPG에 복음을 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결국 UUPG는 여전히 복음의 사각지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따라서 UUPG 선교는 기존 사역(UPG)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지역은 거점 도시에서 차량으로 하루가 걸리는 오지에 있다. 단기팀의 접근도 어렵고, 현지 사역자나 다수 민족조차 이곳을 섬기지 않는다. 이런 곳에는 별도의 UUPG 팀이 직접 들어가야 한다.
사역의 역할에 있어서 단기팀은 주로 복음을 전하고, 장·단기 사역자는 복음 전파와 교회 개척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팀 사역은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단기 사역자는 거점 도시(UPG 지역)를 기반으로 사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UUPG의 규모가 크고 함께할 동역자가 있을 경우에는 현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다.
파키스탄에는 약 490여 개의 미전도 종족이 거주한다. 이곳의 사역은 “파키스탄 팀”이라는 우산 아래 다양한 소수 민족을 섬기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각 민족을 특정하여 그들의 거주 지역에 직접 들어가 사역하되, 국가 단위에서는 서로 협력하며 연합하는 특징을 보인다.
파키스탄의 H 선교사는 미개척 종족(UUPG)이 여전히 복음화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배경과 이유를 미전도 종족(UPG)과 비교하며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개척 종족(UUPG)은 미전도 종족(UPG)에 비해 진입 장벽이 훨씬 높다.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지리적 고립-즉, 열악한 교통 환경으로 인한 접근성의 한계-과 정치적 이유를 들 수 있다. 특히 중앙 정부와 갈등이나 대립 관계에 놓여 있는 민족의 경우, 외국인의 방문과 장기 거주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선교 활동 역시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H 선교사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때, 미개척 종족(UUPG) 선교는 일반적으로 미전도 종족(UPG) 지역에서 선교적 기반을 먼저 구축한 뒤 그 발판을 활용해 미개척 종족으로 들어가는 전략을 사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미전도 종족(UPG)에 대한 정보와 필요성이 오히려 더 널리 알려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미전도 종족과 미개척 종족 선교가 서로 분리된 사역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파키스탄 현지의 실제 사역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교회개척 사역을 담당하는 각 유닛들은 파키스탄 내 여러 민족별 팀으로 활동했다. 각 팀이 섬기는 민족의 현황과 기도제목이 정기적으로 다른 팀들과 공유되면서, 민족 간 경계를 넘어 지속적인 중보기도와 정보 및 의견 교환이 가능했다. 더 나아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캠프에서는 각기 다른 민족의 영혼들을 함께 섬기는 기회가 주어졌다. 현지인들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민족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하고 교제할 때 특별한 은혜와 연합의 경험을 누릴 수 있었다. 결국 한 나라 안에서 하나의 팀이면서도 여러 민족을 아우르는 교회개척 네트워크로서, 이 사역은 분명한 시너지와 확장성을 보여주었다.
3-3. 미개척 종족 단기팀 운영 사례
올여름, T국의 자자 민족을 대상으로 한 청년 단기팀의 사례를 살펴보자. 자자 민족은 K민족의 한 갈래로 분류된다. 따라서 K민족의 장기 사역자가 자자 민족 단기팀을 운영하였다. 팀은 K민족의 거점 도시에 들어와 며칠간 머물며 현지 공용어를 배우고 문화에 적응한 뒤, K민족과 자자족이 함께 거주하는 도시를 거쳐 자자족의 본거지로 이동하였다. 그곳에서 며칠간 머물며 사람들을 만나고, 박물관을 방문해 민족·문화·종교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거리 전도와 공연을 통해 청년들을 만났고, 사역을 마친 뒤에는 다시 K민족의 거점 도시로 돌아왔다.
자자 민족은 T국가 시스템 속에서 K민족과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단기팀의 운영도 K민족 사역의 기반 위에서 진행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단기팀은 자자족을 향한 강한 마음을 품었고, 사역이 끝나기도 전에 자자족에 대한 선교 동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자자족 선교는 K민족 사역과 협력하여 이어질 것이다. K민족 선교사팀은 자자족을 별도의 선교대상 집단으로 인식하고 섬기는 방안을 논의하려고 한다. 자자족을 섬기는 선교사들은 K민족 선교팀으로 현장에 나와서 K민족 거점 도시에서 사역하며 방문 사역 등으로 선교할 것이다. 향후 독립적인 장기팀이 세워진다면, 자자족 거점 도시에 파송될 수 있을 것이다.
3-4. 미개척 종족 선교 동원
우리는 “민족을 향한 헌신자”이며, 민족을 나누어 선교 자원을 동원한다. 랄프 윈터(Ralph D. Winter)는 “선교 동원은 현지 선교사의 활동보다 중요하다. 이는 큰 불 속에 뛰어들어 양동이로 물을 붓는 것보다 백 명의 잠자는 소방관을 깨우는 것이 더 낫다”라고 말했다(Larry Reesor, 2015).
실제로 선교 동원 사역(Mission Mobilizing Ministry)은 세계 기독교 운동을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이었고, 선교 역사 속에서도 독특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Ralph D. Winter, 2010: 494).
그렇다면 미전도 종족 가운데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그 안의 미개척 종족을 향한 “동원”은 어떤 의미일까? 만약 단기팀이 들어오고, 청년들이 그 민족을 품어 장·단기 사역자로 헌신한다면, 미전도 종족 선교사들은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우리는 미전도 종족 속에 함께 살아가는 미개척 종족을 어떻게 섬겨야 할까?
미개척 종족 선교는 그들의 고유한 상황과 특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은 다수 민족과 국가 시스템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전략적으로는 다수 민족이 거주하는 거점 도시에 사역 기반을 마련하고, 그 위에서 미개척 종족 선교를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개척 종족의 특성과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든 미개척 종족을 향한 선교팀이 별도로 파송될 필요는 없다. 미전도 종족팀에서 미개척 종족 선교를 하고 미개척 종족 선교사도 기존의 미전도 종족 선교팀에 합류하여 협력하며 사역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4. 미개척 종족이 현장 사역에 주는 시사점과 전망
4-1. 민족을 대하는 사역자의 태도
민족의 경계를 정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민족을 단위로 말씀하시고 역사를 주관하신다. 그렇기에 사역자는 민족의 관점에서 사역을 바라보아야 한다. 국가 내 다수 민족의 시각이나 선교 전략적 필요에 따라 미개척 종족을 단순히 부속적으로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선교 대상이 되는 집단, 민족과 개인에 대한 세심한 민감성이 요구된다.
주님은 하늘 보좌를 떠나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온 우주의 광대한 공간 속에서도 한 구석에 살고 있는 인간을 찾아오셨다. 그리고 하늘의 언어나 천사의 언어가 아닌, 인간의 언어로 복음을 선포하셨다. 죄 앞에서 무력한 인간이 되심으로 구원을 이루셨다. 모라비안 선교운동을 보면 노예들을 전도하기 위해 자신을 팔아 노예의 신분이 된 선교사들이 있었다. 이들은 노예의 정체성으로 그들이 사는 섬으로 가서 선교했다. 이는 미전도 종족과 미개척 종족을 향한 우리의 접근과 태도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민족의 크기, 사역적 효율성 이전에 민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4-2. 사역의 확장 - 미개척 계층과 세대 전도
미개척 종족에 대한 관점과 선교적 접근은 사회 속에서 복음으로부터 소외된 특정 계층과 세대를 향한 사역에 통찰을 줄 수 있다. 문화와 정체성을 공유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를 가진 집단에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난민, 이주 노동자, 또는 특정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 유목민 집단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한국 청소년의 복음화 비율은 약 4%에 불과한데 이런 특정 세대를 향한 선교적 접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같은 국가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문화적 차이로 인해 복음 접근 방식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참고가 될 것이다. 동시에 공산주의나 채식주의와 같이 특정한 사상을 공유하는 집단이 있다. 이들은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사고방식과 행동, 태도를 가진다. 이들도 미개척 집단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들을 향한 접근에도 참고가 될 것이다.
5. 결론
선교의 단위는 “국가”가 아니라 “민족”이다. 미개척 종족 선교는 미전도 종족 선교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 민족마다 복음에 저항하는 장벽은 다르며, 따라서 같은 국가 안에 거주하더라도 선교는 민족별로 접근해야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미개척 계층과 세대를 향한 사역에도 적용될 것이다.
미개척 종족이 선교 담론에서 주목받는 것은, 미전도 종족 속에 숨어 있던 마지막 민족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개척 종족 선교는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하는 기쁨과 같다. 복음은 “모든 개인”이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어야 하며, 주님은 마지막 남은 민족들을 우리 앞에 보여주신다.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증거되면 끝이 오리라고 말씀하신 주님 앞에서 우리는 마라나타를 외치며 마지막 남은 민족들에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한철호. (2016, September 6). 동일 종족 회심운동(People movement)을 아시나요! Mission Partners. https://www.missionpartners.kr/main/gmb_board_view.php?no=652&page=1&search=&page_no=78&category_no=&admin_page=&site_Number=1&GM_mobile=&sm_no=&search_option=&cls=
현대선교 19. (2016, December 1). 선교운동의 지속과 재생산. GMF Press, 7–33.
Finishing the Task. (n.d.). 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 (UUPGs). Finishing the Task.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www.finishingthetask.com/uupgs.html
International Mission Board. (n.d.). Reaching 3000 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 International Mission Board.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www.imb.org
Joshua Project, & IMB Global Research Office. (n.d.). Definitions of unreached people groups & UUPGs. Joshua Project.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joshuaproject.net
Lausanne Movement. (n.d.). State of the Great Commission report – Missiologically thinking. Lausanne Movement.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lausanne.org
PeopleGroups.org. (2025). Unreached and unengaged people groups overview. PeopleGroups.org.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peoplegroups.org
Pray1040. (n.d.). Unreached people groups: The ultimate guide. Pray1040.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pray1040.com
Project42 Partners. (2021). The stats. Project42 Partners. Retrieved September 4, 2025, from https://project42partners.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