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유럽의 영적 지형 -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 mmihpedit
- 6월 6일
- 8분 분량
이철영(국제정세 연구팀장)

유럽을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은 선교지라기보다는 웅장한 성당과 오랜 기독교 전통을 먼저 연상한다. 비록 오늘날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났지만, 여전히 기독교의 뿌리가 있는 대륙이라는 인식은 깊이 남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크게 다르다. 오늘날 유럽은 복음화 지수에 있어 ‘미전도 종족’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되며, 특히 청년층의 교회 이탈이 심각하여 노년층만이 교회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세속화는 유럽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로마 가톨릭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이탈리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종교 실천은 저조하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가톨릭 국가’라는 이미지와 정체성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Perez-Agote(2012)는 세속화의 흐름 속에서도 이탈리아가 가톨릭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구축된 가톨릭 교회의 조직력 덕분이다. 실제로 신앙 실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Garelli, Guizzardi and Pace(2003)가 언급한 “이탈리아인의 가톨릭 정체성”이라는 집단적 신화는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사회는 종교적 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는 주로 이민자의 급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이탈리아 내 이민자 수는 약 53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9.2%에 달한다. 이들은 189개 국적에 걸쳐 있으며, 시장, 병원, 교도소, 학교, 복지센터 등 사회 전반에 종교적 다양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무슬림 인구의 증가는 주목할 만하며, 현재 이탈리아 인구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모로코 출신만 해도 42만 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정교회, 개신교, 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가 성장하고 있으며,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신흥 종파 또한 활발한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1년 기준 여호와의 증인은 3,000개 이상의 회중과 1,500개의 왕국회관, 약 25만 명의 전도자 및 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알바니아, 루마니아, 중국계, 아프리카계 이민자들 사이에서 활발한 개종이 이루어지고 있다(Naso, 2013).
복음주의 교회 역시 이탈리아 내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오순절 교회는 지난 수십 년간 괄목할 만한 부흥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성회(Assemblies of God)는 이탈리아 전역에 1,181개 교회를 두고 있으며, 시칠리아, 캄파니아, 칼라브리아 등 남부 지역에 특히 집중되어 있다. 이와 함께 오순절 교회 연맹은 약 400개 교회와 5만 명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중국계 신오순절 교회들, 그리고 가톨릭 내부에서 출발한 ‘성령쇄신(Rinnovamento nello Spirito)’ 운동(전국 약 25만 명, 1,842개 공동체)을 포함하면, 전통적인 본당 중심의 가톨릭 모델은 점점 더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세계 교회는 변화하는 이탈리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섬겨야 할 것인가? 쇠퇴하는 가톨릭 교회와 증가하는 무슬림 인구 사이에서, 이탈리아는 여전히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선교지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본 글은 이탈리아에서 12년, 오스트리아에서 14년간 사역하고 현재 예루살렘 밥티스트 교회에서 목회 중인 알버트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변화하는 유럽의 영적 지형에 대한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
알버트 목사 인터뷰 요약
Q: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기독교 국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 역시, 카톨릭 국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왜 거기를 선교지로 택하셨나요?
A: 1975년에 여름, 선교사로 잠시 이탈리아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탈리아계기도 하고요. 신학교를 마치던 무렵, 하나님께 방향을 구하고 있을 때 해외로 가라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조금 망설였는데, 누군가가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 그냥 가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실 거다.” 라고 권면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한 뒤 선교단체에 지원했고, 자연스럽게 이탈리아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여전히 선교지입니다. 많은 이들이 카톨릭 신자라고 하더라도 주님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태어나면서 자동으로 카톨릭 신자가 됩니다. 그래서 복음을 받아들이려면 기존의 카톨릭 신앙을 어느 정도 버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에 복음주의 신자들은 인구 중 소수에 불과합니다. 형제교회(Plymouth Brethren)라고 불리는 교단이 꽤 있고, 그 외 침례교, 오순절 교단(하나님의성회) 등이 있습니다. 이들과 친분을 갖고 전도를 함께 했습니다.
Q: 이탈리아인들의 신앙은 어떻습니까?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반응은 어떠한 가요?
A: 이탈리아 사람들은 축구와 와인, 파스타, 자동차 같은 것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믿으려면 “축구를 예수님보다 우선시할 수 없다” “자동차나 라이프스타일을 주님 위에 둘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해서 어렵습니다. 세상적이고 물질주의적인 문화가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위해 세상적인 야망을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게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나는 카톨릭이니까 이미 기독교인이야” 라고만 생각하지,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상 신앙생활을 대부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전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성당에 가는 건 크리스마스, 부활절 정도 뿐이고, 성호만 긋고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다수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문화입니다. 그래서 “거듭나야 한다(born again)”는 메시지를 전해주어야 합니다. 종교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라고 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물질주의와 세속주의가 강합니다. 스포츠, 물질적인 풍요, 자유분방한 문화에 익숙합니다. 예수님을 진지하게 믿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참으로 그리스도를 만나면, 그들은 정말로 변화되었습니다. 우리는 노방전도, 문전전도, 콘서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했고, 여러 사람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Q: 카톨릭에 관한 질문이 있습니다. 신학자나 교수들 중에는 “카톨릭에는 구원이 없다” 라고 보는 분들도 있고, “마리아 숭배 때문에 이단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희 어머니도 카톨릭 신자인데,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그분들은 예수님이 주님이시라는 건 인정합니다. 성경도 어느 정도 믿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통을 성경과 같은 권위로 본다는 것입니다. 교황의 말도 진리에 가깝게 받아들이고, 마리아를 거의 신격화 합니다. 마리아를 기도의 대상으로 삼고 숭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냥 예수님의 어머니였지, 공동 구속자(co-redemptress)가 아닙니다. “내 영혼이 구주 하나님을 기뻐한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그녀 역시 구원이 필요한 죄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카톨릭은 마리아 숭배, 또 ‘행위’로 구원받으려는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행을 많이 하면 천국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행위가 아니라 오직 은혜로,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볼 때, 카톨릭은 성경의 핵심 복음에서 벗어난 것이 많습니다. 거듭나야 한다는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고, 구원에 전통이나 공로 사상을 섞습니다. 그래서 ‘다른 복음’이 된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카톨릭 신부나 신자들과 친분을 맺을 수 있지만, 복음적인 면에서는 함께 전도나 기도를 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폴란드에서 제가 만난 신부 중에 어떤 분이 저를 조용히 찾아와서 묻더군요. “거듭난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그때 그분은 처음 듣는다는 듯이 궁금해했습니다.
그래서 카톨릭 신자들에게도 ‘종교’가 아닌 ‘거듭남’을 전하고, 기도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카톨릭 국가에서는 복음주의자들이 소수라서, 사람들은 침례교 같은 교단을 이단 취급하기도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 침례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쉽지는 않지만, 어쨌든 하나님은 기회를 주시더라고요.
결국 복음 전하기는 어디서든 쉽지 않습니다. 사탄은 복음을 싫어하니까요. 특히나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 같은 전통 카톨릭 권에서는, “나는 카톨릭이니 이미 이탈리아인이자 기독교인이다.” 하는 문화가 있어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하면 “그럼 내가 더 이상 이탈리아인이 아니게 되는 건가?” 라고 두려워합니다. 사실 유대인들도 비슷합니다. “예수를 믿으면 난 더 이상 유대인이 아니게 되나?” 하는 식의 두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탈리아인이면서 예수님을 믿을 수 있고, 유대인이면서 예수님을 믿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거듭남’이고,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 예수님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정말 마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건 빌리 그레이엄 집회 때였습니다. 거기서 내가 죄인임을 깨닫고 예수님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에서 전도할 때도 “여러분이 어릴 적 들어서 머리로만 아는 예수가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거듭나야 한다”는 간증을 전하였습니다. 결국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찾아오셔서, 성령으로 거듭나게 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찾지 않았다.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찾으셨다”는 것이 성경 말씀입니다.
Q. 이탈리아 말고 오스트리아에서도 사역하셨던데 여기서의 사역은 어떠셨나요?
A: 비엔나에서는 매주 일요일 저녁 노방전도를 했고, 그러다 보니 이란인들이 교회로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이주해온 무슬림들도 많고, 그 중에 이란인들도 많았습니다. 문제도 있었지만, 복음 전도의 기회도 많았습니다. 9.11 테러 이후 많은 아랍인, 이란인이 유럽으로 유입되었습니다. 특히 비엔나 교회로 이란인 무슬림들이 들어와서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싶다. 우리 나라는 암흑에 가깝고, 이슬람 지도층이 너무 힘들다.”라고 고백하더군요. 그래서 저희가 그들 중 80명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2002년쯤이었습니다. 다뉴브강에서도 세례를 주었고, 겨울엔 추우니까 우리 집 욕조에서 세례를 준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가 9.11 직후라 이란인들이 미국 가는 길이 거의 막혔고, 그래서 유럽에 남게 된 사람들이 비엔나로 온 것입니다. 물론 교회 입장에선 문화 차이가 있어 좀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80명 중 50명 정도는 지금까지 믿음을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몇은 미국으로 갔고, 몇몇은 이란인 교회를 세우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오스트리아 교회와 섞여 지내고 있습니다.작년에 다시 비엔나를 다녀왔는데, 여전히 아랍인, 이란인들이 많더군요. 예전 교회에서 세례 받았던 이들도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가 워낙 국제도시다 보니, 터키, 이란, 중동 출신이 정말 많습니다. 교회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럽 교회가 중동 쪽을 향한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아랍, 이란 무슬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도시든 전도의 기회가 많습니다. 도시들이 점점 다인종화되고 있기에 이민자들을 만날 때마다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도록 노력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무슬림이라고 하면 테러리스트부터 떠올리는데, 사실 전혀 그렇지 않은 평범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건 우리의 책임이자 기쁨입니다.
오스트리아 시절 세례를 주었던 이란인 여의사가 떠오르네요. 그분은 이란에서 박해를 받다가 비엔나로 와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저는 계속 이란 정권의 몰락과 이란인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란 인구 중 80%가 현재의 신정체제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친미, 친이스라엘이고, 기독교에도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엄청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Q: 혹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사역하면서 어려우셨던 부분들이 있을까요?
A: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제가 느꼈던 큰 어려움은, 전통이 너무 깊다는 것입니다. “내가 이걸 버리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정체성을 잃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정체성을 잃는 게 아니라, 참된 구원을 얻는 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스라엘이나 이슬람 문화권도 마찬가지고, 세상 모든 종교 전통이 비슷합니다. 본질적으로, 사람이 스스로의 행위로 하나님께 도달할 수 있다는 식의 ‘종교’와, 하나님이 우리에게 내려오신 ‘복음’은 완전히 반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십자가가 유일한 길임을 전하는 게 핵심입니다. “내가 노력해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주님이 먼저 찾아오셨다. 우리는 마음 문을 열고 회개하고 믿으면 된다.”라는 메시지입니다.
Q: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에는 아랍계 이민자가 많은데 교회들은 어떻게 그들을 섬기나요?
A: 도시마다 좀 다르지만, 국제교회 같은 곳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가 섬기던 교회도 아프리카, 필리핀, 레바논 출신 등 여러 민족들이 모이는 국제 교회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아랍어 예배를 원하는 분들이 따로 교회를 만들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대도시가 더 개방적입니다. 비엔나, 밀라노 같은 곳은 아랍인, 터키인들이 많아서, 이민자 사역을 활발히 하는 교회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이민자들을 위한 거주지를 마련해 주기도 하고, 저희가 그곳에 직접 가서 케이크를 나눠주면서 아랍어 전도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9.11 이전에는 그런 활동이 다소 자유로웠습니다.
9.11 이후, 아무래도 일부에서 테러와 무슬림을 동일시하는 인식이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좋은 아랍인, 선한 무슬림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그분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저는 예루살렘에서도 전도 스포츠팀을 통해 무슬림을 만나곤 합니다. 하마스 출신이었다가 예수님을 믿게 된 분이 있는데, 그분 집에 가서 가족들과 교제하며 복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이분들은 교회에서 환영 받기 쉽지 않습니다. 하마스라고 하면 무섭잖아요. 그래서 그들이 정착하기가 어렵습니다.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Q: 유럽교회가 중동과 무슬림들에 대해 선교지로서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나요?
A: 유럽 교회가 중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면,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난민이 많이 들어오니까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오스트리아 형제들도 무슬림 사역에 열심히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도 무슬림에 대한 관심이 있고, 이스라엘(유대인 사역)을 돕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유럽의 형제자매들에게 “하나님은 유대인도 사랑하시고 아랍인도 사랑하신다”고 강조합니다. 복음이 둘을 화해시킬 수 있으니, 우리가 기도해야 합니다.
작년에 비엔나나 폴란드 교회에서 설교하면서 “중동을 위해 기도해달라, 유대인과 아랍인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복음만이 진정한 평화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 하고 있습니다. 결국 교회는 어디에 있든 선교적인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이탈리아 교회 든 오스트리아 교회 든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선교의 하나님이시고, 이스라엘을 택하셔서 열방에 복을 주기를 원하셨고, 예수님도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사도행전에서도 초대교회가 복음을 들고 도시로, 세계로 흩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탈리아에서도 “이탈리아인만 전도할 게 아니라, 아프리카나 다른 이민자들에게도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많이 강조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린 이탈리아인을 먼저 전도해야 한다”고 했지만, 예수님은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으니, 인종과 민족 구분 없이 전하는 게 맞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오스트리아 문화만 지키면 된다” 라고 하기보다는, 다른 민족에게도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인도 만나 주셨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셨고, 바울은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나는 빚진 자다.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혹시 이탈리아 교회, 오스트리아 교회에 대해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신 가요? A: 한 가지를 추가하라면, 어느 나라 교회 든 선교적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교의 하나님이시고, 교회는 세상으로 뻗어 나가야 합니다. 이스라엘이나 다른 나라나 함께 기도하고 복음을 나눠야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인, 아랍인도 품으려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을 먼저 섬겨야 한다”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모든 민족에게 가라고 하셨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다민족, 다문화를 수용함으로써 교회가 성장합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을 품으셨고, 사도들은 도시마다 복음을 전했습니다. 우리도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결론
유럽, 특히 이탈리아는 여전히 ‘가톨릭 국가’라는 상징을 지니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다원적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 사제 부족 등으로 가톨릭 교회는 점차 쇠퇴하고 있으며, 이민자 유입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종교와 교단들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복음주의 교회의 성장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알버트 목사의 말처럼, 우리는 종교라는 외형에 머물지 않고, ‘거듭남’이라는 복음의 본질을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유럽은 이미 선교지가 되었다. 무슬림 이민자들 뿐만 아니라, 성경을 알고 있음에도 거듭남을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니고데모들’도 선교의 대상이다.
이 문제는 단지 유럽 교회만의 과제가 아니다. 미국과 한국 교회 또한 종교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 역시 본질적인 복음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세계 교회가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천국 복음으로 돌아가고, 선교적 사명을 회복할 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새로운 부흥을 허락하실 것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요 3:3)
참고문헌
Garelli, F., Guizzardi, G and Pace, E (2003). “Un singolare pluralism”. Bologna: Il Mulino. ISTATA. https://www.istat.it/wp-content/uploads/2024/03/Indicatori_demografici_26_03_2024_english.pdf?utm_source=chatgpt.com
Naso, P (2013). “Il Protestantesimo storico e i suoi nuovi volti. In: Pace E (ed.) Le religioni nell’Italia che cambia: mappe e bussole.” Roma: Carocci, 97–130.
Perez-Agote, J.M. (2012). “Portraits du catholicisme en Europe.” Rennes: Presses Universitaires de Renn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