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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장률의 결정 요인에 관한 실증적 연구

  • 작성자 사진: mmihpedit
    mmihpedit
  • 10월 11일
  • 18분 분량

이철영(국제정세 연구팀장)

초록

본 연구는 2016년을 기준으로 180개국의 횡단면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독교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상관분석, 다중회귀분석, logit 회귀분석을 통해 인구학적·정치사회적·경제문화적 요인들이 어떻게 기독교 성장에 작용하는지를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인구성장률은 가장 일관되게 기독교 성장을 설명하는 변수로 확인되었으며, 정치적 안정성 또한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적대감은 기독교 성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정부규제지수는 단순 상관관계에서는 미약했으나, 다중회귀분석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보이며 이른바 ‘박해–성장 역설’을 시사하였다. 경제와 교육은 기대와 달리 뚜렷한 긍정적 효과를 보이지 않았고, 특히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교회 성장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도시화와 인터넷 보급 역시 기독교 다수국에서 강한 세속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복음화율은 4% 미만에서는 성장을 촉진하지만, 4~10% 구간에서는 정체를 보이며, 그 이후에는 다른 사회·정치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기존의 2%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대 선교 전략이 보편적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각 국가와 민족의 맥락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필요함을 제언한다.


1. 서론


21세기 세계 기독교는 전례 없는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 등 서구에서는 교회 출석률 감소, 세속화 심화, 그리고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 약화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에서는 기독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중심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흔히 “세계 기독교”라는 용어로 설명되며, 기독교의 무게 중심이 서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추세를 가속화한다(Sanneh, 2003). Jenkins(2011)는 아프리카의 경우 1900년 약 900만 명이던 기독교 인구가 2000년에는 3억 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세계 기독교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또한 Zurlo 등(2020)에 따르면, 1900년 세계 인구의 34.5%를 차지하던 기독교인은 2000년 32.4%, 2015년에는 32.2%까지 하락했으나, 2020년 이후 소폭 반등하여 2050년에는 약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반구에서의 쇠퇴보다 남반구에서의 부흥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높은 출산율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중국·인도·캄보디아·몽골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는 개종 증가가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과 민족에서 기독교 인구는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독교 성장과 쇠퇴가 어디에서, 어떤 조건 속에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주장과 논쟁이 존재한다. 20세기 중반부터 Donald McGavran 등이 선교학적 차원에서 교회 성장 요인을 연구했지만, 대체로 사례 연구와 경험적 분석에 의존해 왔다. 무엇보다도 실증 연구를 위한 신뢰할 만한 통계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경우, Pew Research Center는 2020년 기독교 인구를 전체 인구의 약 2% 수준인 2,500만 명으로 추산하였고, Hackett과 Tong(2023)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실시된 19개의 전국 대표 표본 조사를 검토한 결과, 기독교가 중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반면 Stark와 Wang(2015)은 중국 기독교가 향후 수십 년간 연 7%씩 성장하여 2040년에는 5억8천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괴리는 중국만의 특수 사례가 아니라, 많은 선교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성장률에 실제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선교학적·실천적 차원에서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이에 본 연구는 2016년 기준 180개국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독교 성장률을 규정하는 인구학적·사회적·정치적·문화적 조건들을 계량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인구성장률, 정부의 종교제한, 사회적 적대감, 정치적 안정성, 교육 수준, 경제성장률, 도시화율, 인터넷 보급률, 복음화율 등 아홉 가지 요인을 검토한다.

본 연구는 두 가지 학문적·실천적 의의를 지닌다. 첫째, 기독교 성장률에 미치는 여러 요인들의 경험적 타당성을 검증함으로써, 선교 전략의 지표로서 이 변수들이 가지는 유용성과 한계를 평가한다. 둘째, 세계 기독교 성장의 패턴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독교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차원적 조건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선교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다음의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기독교 성장률은 어떠한 인구학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가? 그리고 복음화율은 이러한 성장률을 설명하는 데 있어 유효한 지표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세계 교회의 자원 배분과 선교 전략 수립에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2. 이론적 논의와 가설 설정


2.1 인구학적 요인

종교 인구의 증감은 단순히 개인의 신앙 선택을 넘어 구조적 인구학적 조건과 밀접히 연관된다. Kaufmann(2010)은 출산율이 높은 집단이 장기적으로 정치·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한다고 주장하며, “종교는 인구학적 게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실제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같이 출산율이 4명 이상인 지역에서는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적극적인 선교 활동뿐만 아니라 인구학적 기반 자체가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Johnson과 Zurlo(2015)의 World Christian Database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전 세계 기독교인의 절대적 증가분의 상당수가 고출산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이는 높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가 종교 성장의 중요한 경로임을 시사한다. 물론 인구학적 요인이 교회의 질적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종교 성장률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변수로 작용해왔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가설 1: 인구성장률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증가한다.

2.2 정치·사회적 요인

Boyd-MacMillan (2019)는 정부가 종교 자유를 제한할수록 종교 갈등이 심화되고, 성장이 억제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여러 세대에 걸친 지속적 박해는 교회가 버티기 어렵고, 사회 전체가 기독교에 적대적일 때 교회는 점차 쇠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로, 박해가 오히려 종교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한다는 “박해-성장 역설”도 존재한다. 초대 교회의 대부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다”라고 말하며, 박해와 핍박이 교회를 무너뜨리기는 커녕 오히려 부흥을 촉진한다고 보았다. 실제로 이란 교회 성장은 세대를 걸친 강력한 국가 억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제도적 박해가 반드시 성장 억제 효과로만 귀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의 종교제한은 억제 효과와 강화 효과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가설 2: 정부 종교제한은 기독교 성장률을 감소시키거나, 특정 맥락에서는 증가시키는 이중적 효과를 가진다.


한편 Fox(2008)의 연구는 사회적 적대감이 정부의 법적 규제보다 더 심각한 장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가 종교 활동을 제도적으로 제한하지 않더라도, 지역 사회 내부의 차별과 배척은 교회 확산을 구조적으로 억제한다. 특히 무슬림 다수 사회에서 개종자는 가족과 공동체로부터 강한 사회적 압박을 받으며, 직업적 불이익이나 사회적 고립, 심지어 폭력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적 신앙 선택을 제약할 뿐 아니라, 새로운 교회가 뿌리내리는 데 필요한 사회적 수용성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사회적 적대감은 단순히 개인의 불편을 넘어, 교회의 제도적 성장을 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기능하며, 기독교 성장률을 억제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가설 3: 사회적 적대감이 클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감소한다.


또한 Norris와 Inglehart(2004)는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개인의 종교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지만, 교회의 제도적 성장이라는 차원에서는 안정성이 더욱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회가 불안정할 경우 신앙적 열망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으나, 교회 개척과 신학교 운영, 장기적 선교사 배치와 같은 제도적 기반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내전, 정권 교체, 경제 위기 등은 종교 활동의 일관성과 제도화를 방해하며, 이는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반대로 안정된 정치체제는 종교 자유가 법적으로 완전히 보장되지 않더라도, 교회가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고 제도적 구조를 확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함으로써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가설 4: 정치적 안정성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증가한다.

2.3 경제·교육적 요인

막스 베버는 유명한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1905)에서 종교가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고 주장하였으나, 현대 사회학은 반대 경로에 주목한다. Inglehart와 Welzel(2005)은 경제적 풍요가 존재적 불안을 완화하여 종교적 필요를 감소시킨다고 보았다. 실제로 서유럽은 경제 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세속화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한국과 같은 아시아 일부 국가는 경제 발전과 교회 성장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경제와 종교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초기 발전 단계에서는 교회가 사회적 자본을 제공하며 성장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세속화가 지배적 영향을 미친다.

가설 5: 초기 발전 단계에서는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도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감소한다.


또한 교육의 영향은 매우 양가적이다. Berger와 Davie(2008)는 고등교육의 확산이 합리주의와 비판적 사고를 강화하여 전통적 종교 신앙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세속화를 촉진한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서구 사회에서 교육 수준의 향상은 교회 출석률 감소와 종교적 무관심의 확산과 밀접히 연결되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와 대학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단순한 지식 전달 기관을 넘어, 기독교 가치와 세계관을 전파하는 중심지가 되었으며, 현지 지도자 양성과 교회 제도적 기반 구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Gallego & Woodberry, 2010). 즉, 교육은 종교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구조적 요인인 동시에, 특정 맥락에서는 오히려 기독교 확산과 제도적 성장을 촉진하는 전략적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가설 6: 초기 발전 단계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이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감소한다.

2.4 문화·기술적 요인

Wilson(1982)은 도시화가 종교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도시의 다원주의와 익명성이 강화될수록 종교적 권위와 공동체적 구속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Stark(1997)은 정반대로 도시가 새로운 종교 운동의 발흥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실제로 고대 지중해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초기 기독교가 급속히 확산되었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오순절·은사운동이 도시 빈민층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사례가 보고된다(Martin, 2002). 이처럼 도시화는 한편으로는 세속화와 종교 쇠퇴를 촉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종교 운동의 토양을 제공하는 양가적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설 7: 초기 발전 단계에서는 도시화율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이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도시화율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감소한다.


또한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은 전통적 종교 권위와 교회 제도에 도전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선교와 공동체 형성을 가능케 하는 양가적 성격을 지닌다(Campbell & Tsuria, 2021). 디지털 공간은 신앙을 개인화·분산화된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하여 교회의 위계적 권위와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장이 되지만, 이는 교역자–교인 관계와 예배 방식, 교회 운영의 재구성을 초래하며 제도적 충성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설교, 성경 공부 앱, 기독교 유튜브·팟캐스트, SNS 공동체 등은 복음 전파의 새로운 경로를 열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화상회의 플랫폼과 스트리밍을 통한 온라인 예배가 교회 존속과 신앙 유지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물리적 거리를 초월한 ‘네트워크형 교회 공동체’라는 새로운 형태를 탄생시켰다.

가설 8: 인터넷 보급률은 기독교 성장률을 감소시키거나, 특정 맥락에서는 증가시키는 이중적 효과를 가진다.

2.5 복음화율

복음화율은 오랫동안 선교 전략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어 왔으며(Winter, 1974), 전통적으로 복음화율이 2% 이하인 집단은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되어 자체적인 복음 확산이 불가능하다고 간주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경험적·통계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복음화율이 반드시 교회 성장과 직선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복음화율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신앙 공동체의 자생력이 강화되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거나 정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일정한 임계점을 넘어서면 복음화율 자체가 더 이상 유효한 성장 설명 변수가 되지 못하고, 다른 사회적·문화적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복음화율의 전략적 활용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가설 9: 복음화율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은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둔화되거나 감소한다.

2.6 요약

정리하면, 인구성장률은 기독교 성장률과 일관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정부의 종교 제한은 일률적 효과를 지니지 않고, 맥락에 따라 억제 효과와 강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사회적 적대감은 기독교 성장률과 음(–)의 관계를, 정치적 안정성은 양(+)의 관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제, 교육, 도시화는 초기 발전 단계에서는 교회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나,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세속화 요인으로 전환되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또한 복음 전파를 촉진하는 도구이자 동시에 제도적 종교 권위를 약화시키는 세속화 요인으로서, 이중적 효과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복음화율은 초기에는 성장과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일정 임계점을 넘어설 경우 성장률이 정체되거나 감소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연구 설계 및 데이터

본 연구는 2016년을 기준으로 한 180개국의 횡단면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독교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 단위는 국가 수준이며, 종속변수는 2016년 기독교 인구 변화율이다. 기독교 성장률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단순히 기독교 인구의 증감을 성장으로 규정하였다. 데이터는 ARDA(Association of Religion Data Archives)에서 제공하는 2010년과 2020년의 기독교 인구 자료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2016년의 기독교 인구 증가율은 보간법(interpolation)을 통해 추정하였다. 종속변수의 평균은 0.42%로 나타났으며, 최대값은 수단(10.37%), 최소값은 리비아(-14.8%)였다.

독립변수로는 인구성장률, 정부의 종교제한, 사회적 적대감, 정치적 안정성, 경제성장률, 교육, 도시화, 인터넷 보급률, 복음화율을 포함하였다. 이러한 변수들은 선행연구에서 기독교 성장과 관련성이 지적된 요인들로, 인구학적·정치사회적·경제문화적 조건을 다각적으로 포괄한다. 먼저 인구성장률은 World Bank에서 제공하는 2016년 국가별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인구성장률의 평균은 1.33%였으며, 최대값은 카타르(4.6%), 최소값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1.96%)였다.

정치·사회적 요인으로는 Pew Research Center에서 발표한 2016년 정부규제지수(GRI)와 사회적 적대감 지수(SHI)를 사용하였다. GRI는 중앙 및 지방정부가 종교를 규제하는 방식(강제력, 물리적 압력 등)을 포함한 20개 지표를 기반으로 하고, SHI는 개인이나 사회 집단이 종교적 신앙과 실천을 침해하는 방식(종교 편견에 따른 범죄, 폭력 사태, 특정 종교 집단의 활동 제한 시도 등)을 포함한 13개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 두 지수 모두 0에서 10까지 분포하며, 값이 높을수록 각각 정부의 종교 제한과 사회적 적대감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GRI의 평균은 3.555로, 최대값은 중국(8.8), 최소값은 기니비사우(0.3)였다. SHI의 평균은 2.707로, 최대값은 인도(9.7), 최소값은 룩셈부르크 등 13개국(0)이었다. 정치적 안정성 변수는 World Bank에서 발표한 2016년 자료를 활용하였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성이나 정치적 동기에 의한 폭력(테러 포함) 발생 가능성을 측정한 지수로, 평균은 -0.14였다. 가장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는 뉴질랜드(1.5), 가장 불안정한 국가는 시리아(-2.9)였다.

경제·교육·문화·기술 요인 역시 모두 World Bank 2016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경제성장률은 1인당 GDP 성장률을 지표로 하였으며, 평균은 1.29%, 최대값은 바레인(5.44%), 최소값은 남수단(-5.27%)이었다. 교육 수준은 국민 평균 교육 연수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평균은 8.67년, 최대값은 독일(14.13년), 최소값은 니제르(1.38년)이었다. 도시화율은 0에서 100까지 분포하며, 평균은 58.55, 최대값은 쿠웨이트와 싱가포르(100), 최소값은 부룬디(12.39)였다. 인터넷 보급률 역시 0에서 100까지 분포하며, 평균은 49.1, 최대값은 아이슬란드(98.2), 최소값은 에리트레아(1.18)였다.

마지막으로 복음화율은 전체 인구 중 기독교인의 비율로 산출하였다. 복음화율의 범주를 개신교·복음주의에 한정할지, 천주교 및 정교회까지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모든 기독교를 포함하였다. 그 결과 평균은 50.75%였으며, 가장 높은 국가는 동티모르(99.6%), 가장 낮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0.007%)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분석 절차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기술통계를 산출하여 각 변수의 평균, 표준편차, 최소값과 최대값을 확인함으로써 표본의 기본적 특성을 파악하였다. 둘째, 피어슨 상관계수와 부분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기독교 성장률과 독립변수 간의 단순 관계를 탐색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인구성장률을 기저 요인으로 통제하여 다른 변수들이 가지는 독립적 설명력을 검토하였다. 또한 전체 180개국을 대상으로 한 기본 모형 외에도,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48개국)와 기독교가 다수인 국가(101개국)로 구분한 하위 모형을 분석하여 종교적 맥락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였다. 셋째, 다중회귀분석과 logit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했을 때 각 변수의 독립적 효과를 검증하였으며, 기독교 성장률이 양수인 경우 1, 음수인 경우 0으로 더미변수를 생성하여 logit 회귀분석을 통해 변수들이 기독교 성장률의 증감 여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물론 본 연구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시계열 데이터가 아닌 단일 시점의 횡단면 데이터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변수 간 인과관계를 확정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또한 국가 단위의 거시적 분석은 한 국가 내의 지역적·문화적 다양성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한 비교 분석은 기독교 성장의 거시적 조건을 경험적으로 탐구하고, 선교 전략 수립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갖는다.

 

4. 연구 결과

4.1 인구학적 요인

우선, 인구성장률은 기독교 성장률과 0.4097의 상관계수를 보였으며,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 사회과학 분야에서 상관계수가 0.3 이상이면 비교적 의미 있는 수준으로 평가되므로, 이는 인구성장률이 높을수록 기독교 성장률 또한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실제로 높은 기독교 성장률을 보인 국가들은 대체로 높은 인구성장률을 경험한 국가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제시한 산점도 역시 두 변수 간의 양(+)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다른 변수들과의 관계를 분석할 때, 인구성장률을 통제하여 독립변수들의 고유 효과를 분리해 검증하였다. 이는 인구성장이 기독교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 효과를 제거한 상태에서 다른 요인의 설명력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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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성장률과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4.2 정치·사회적 요인

먼저, 정부규제지수(GRI)의 경우 상관계수는 -0.1274로 약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나, p-value가 0.0893으로 유의수준 0.05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0.1 유의수준에서는 유의하다고 볼 수 있으나, 본 연구의 가설처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앞서 제시한 인구성장률과의 명확한 양의 관계와 비교했을 때,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약함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적대감 지수(SHI)는 상관계수 -0.2904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p-value=0.0002로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사회적 적대감과 혐오가 강할수록 기독교 성장률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안정성 지수는 상관계수 0.3036으로 양의 관계를 보였고, p-value=0으로 통계적으로 강하게 유의하였다. 즉,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일수록 기독교 성장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본 연구에서 설정한 가설들이 일정 부분 타당함을 보여주었다.

이 세 변수는 추가적으로 무슬림 다수국(48개국)과 기독교 다수국(101개국)을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GRI의 경우, 무슬림 다수국에서는 상관계수 -0.0048, p-value=0.9743으로 통계적으로 전혀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무슬림 국가들 내에서 어떤 경우에는 정부의 종교 규제가 기독교 성장을 억제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오히려 성장과 무관하거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독교 다수국에서도 결과는 유사하게, 상관계수 0.0466, p-value=0.6449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SHI의 경우, 무슬림 다수국에서 상관계수 -0.3238로 나타났고, p-value=0.0264로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상관계수 -0.1848이었으나, p-value=0.0656으로 유의수준 0.05에서는 기각되었다. 이는 사회적 적대감 요인이 무슬림 다수국에서 기독교 성장에 더 큰 제약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정치적 안정성에서 나타났다. 무슬림 다수국의 경우 상관계수 0.4641, p-value=0.001로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상관계수 -0.3689, p-value=0.002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정치적 안정성이 종교적 맥락에 따라 상이한 방식으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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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다수국에서 정치적 안정화와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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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다수국에서 정치적 안정화와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4.3 경제·교육적 요인

1인당 GDP 성장률의 경우, 상관계수는 -0.1086으로 나타났으나 p-value가 0.147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무슬림 다수국과 기독교 다수국을 구분하여 분석했을 때도 결과는 유사하였다. 무슬림 다수국의 상관계수는 -0.0559 (p=0.7091), 기독교 다수국의 상관계수는 -0.1593 (p=0.1135)으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본 연구의 가설과 달리, 경제 성장과 기독교 성장 간의 관계가 일관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즉,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 성장과 함께 기독교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교육 변수의 경우, 전체 표본에서 상관계수는 0.0029 (p =0.9693)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무슬림 다수국에서도 상관계수 0.0763 (p=0.6185)로 동일하게 유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상관계수가 -0.4501로 나타났고, p-value=0으로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이미 복음화가 상당히 진행된 국가의 경우,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종합적으로, 경제적·교육적 요인들은 본 연구의 가설과 부분적으로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경제 성장 자체는 기독교 성장률을 설명하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교육의 경우 특히 기독교 다수국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교육적 요인들이 기독교 성장과 단순한 선형적 관계를 갖기보다는, 종교적 맥락이나 사회적 포화 수준에 따라 상이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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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다수국에서 교육 연수와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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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다수국에서의 교육 연수와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4.4 문화·기술적 요인

도시화의 경우, 전체 표본에서 상관계수는 -0.0797 p=0.2906)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무슬림 다수국에서도 상관계수 0.0074 (p=0.9611)로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상관계수 -0.5117 (p=0)으로 나타나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기독교가 다수인 국가에서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교회 이탈 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터넷 보급률 역시 유사한 양상이 관찰되었다. 전체 180개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상관계수 -0.0848 (p=0.2615)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무슬림 다수국의 경우에도 상관계수 0.0143 (p=0.9258)로 유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상관계수 -0.6848 (p=0)로 매우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기독교가 다수인 국가에서 인터넷 보급이 확산될수록 교회 이탈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하면, 도시화와 인터넷 보급은 전체 표본이나 무슬림 다수국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모두 강한 부정적 효과를 보였다. 이는 본 연구의 초기 가설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로, 기독교 다수 사회에서 나타나는 세속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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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다수국에서 도시화와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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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다수국에서 인터넷 보급과 기독교 성장률 간의 관계)

4.5 복음화율

복음화율의 경우, 전체 표본에서 상관계수는 0.2937 (p=0)로, 복음화율이 높을수록 기독교가 성장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복음화율의 효과는 일정한 수준을 기준으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복음화율을 일정 구간으로 나누어 추가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미전도 종족 기준인 2% 이하 국가들(28개국)의 경우 상관계수는 0.3919 (p=0.0432)로 유의수준 0.05에서는 유의하지만 0.01 수준에서는 기각되었다. 특히 1% 이하 국가들(21개국)의 경우 상관계수 0.5445 (p=0.0131)로 더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4% 이하 국가들(34개국)에서도 상관계수 0.3618 (p=0.0301)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5% 이하 국가들(37개국)부터는 상관계수가 0.2603, p-value=0.1095로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다. 더 나아가 복음화율 4~10% 구간에서는 통계적으로 전혀 유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종합하면, 복음화율 4% 미만의 국가들에서는 기독교 성장률과 복음화율 간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해야 교회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복음화율이 4%를 초과하는 시점부터는 기독교 성장률이 단순히 복음화율에 의해 설명되지 않으며, 이 단계에서는 다른 요인들(예: 사회적 환경, 정치적 안정성, 문화적 요인 등)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4.6 다중 회귀 및 logit 회귀분석

다중회귀분석 결과, 인구성장률(회귀계수=1.3559), 정부규제지수(회귀계수=0.0021), 정치적 안정성 지수(회귀계수=0.0112), 복음화율(회귀계수=0.00019)이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결정계수(R²)는 0.3369로, 단일 모형으로 전체 변동의 약 33%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변수들이 기독교 성장률을 일정 부분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상관분석과 달리 다중회귀분석에서는 모든 변수들을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에 개별 상관계수와는 상이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정부규제지수의 경우 단순 상관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다중회귀분석에서는 양(+)의 효과가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정부규제지수가 1 단위 증가할 때 기독교 성장률은 약 0.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억압 효과와 달리, 종교 규제가 교회의 결집력 강화나 반작용을 불러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적 안정성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해당 지수가 1 단위 증가할 때 기독교 성장률은 약 1.12% 증가함을 시사한다.

 이어서, 기독교 성장 여부를 이항 변수로 처리하여(성장=1, 감소=0) logit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인구성장률, 인터넷 보급률, 복음화율만이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보급률의 경우, OR(odds ratio)=0.9620으로, 인터넷 보급률이 1 단위 더 높은 국가에서 기독교가 성장할 가능성(odds)이 약 3.8%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터넷 확산이 세속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반대로 복음화율의 경우 OR=1.024로, 복음화율이 1% 더 높은 국가에서 기독교가 성장할 가능성(odds)이 약 2.4%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일정 수준의 기독교 기반이 형성된 사회에서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4.7 결론

본 연구는 180개국을 대상으로 기독교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기독교 성장에는 인구학적 요인, 정치·사회적 요인, 그리고 문화·기술적 요인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함이 확인되었다.

첫째, 인구성장률은 모든 분석 단계에서 일관되게 가장 강력한 설명변수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상관관계뿐 아니라 다중회귀 및 logit 회귀에서도 일관되게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인구가 증가하는 사회일수록 기독교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인구학적 요인이 종교 성장의 기초적이고 구조적인 조건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둘째, 정치·사회적 요인에서는 정부규제지수(GRI), 사회적 적대감 지수(SHI), 정치적 안정성이 서로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단순 상관분석에서 효과가 미약했던 정부규제지수가 다중회귀분석에서는 유의한 양(+)의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종교 억압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종교 집단의 결속과 성장을 촉발하는 반작용 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사회적 적대감은 기독교 성장에 일관된 음(-)의 효과를 보였으며, 정치적 안정성은 대체로 긍정적 효과를 보였으나 종교적 맥락 (무슬림 다수국과 기독교 다수국)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종교 성장에 있어 정치·사회적 맥락적 조건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경제적·교육적 요인은 가설과 달리 기독교 성장률과 뚜렷한 정적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기독교 성장률이 감소하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세속화 이론의 주장과도 맞닿아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과 경제 발전은 기독교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도시화와 인터넷 보급 역시 전체 표본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기독교 다수국에서는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인터넷 보급률은 logit 회귀분석에서도 기독교 성장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정보화·세계화가 종교적 권위의 약화 및 개인화된 신앙 양식을 촉진하여 전통적 교회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와도 일치한다.

다섯째, 복음화율은 일정 수준 이하(특히 4% 미만)에서 기독교 성장률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일정 임계치를 넘어서는 시점에서는 효과가 사라졌다. 이는 단순한 비례 관계가 아니라, 임계효과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즉 일정 수준의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해야 성장이 가능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다른 사회·정치적 요인들이 성장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5. 토론


5.1 정부 종교제한의 억제효과와 강화 효과

지금까지 우리는 기독교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이 새롭게 제기된다. 첫째, 정부의 종교 제한이 심한 국가들 중에서도 어떤 국가는 기독교가 성장하는 반면, 다른 국가는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컨대 정부규제지수(GRI)가 7을 초과하는 국가 가운데 기독교가 성장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 이란, 말레이시아, 몰디브, 이집트, 투르크메니스탄,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에리트레아, 그리고 싱가포르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국, 러시아,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모로코, 브루나이, 터키 등에서는 기독교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하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시리아와 같은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일정한 기독교 인구 기반을 가지고 있었으나, 인구 감소, 해외 이주, 전쟁, 세속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기독교인의 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즉, 이 경우 기독교 인구의 감소는 정부의 종교 규제와 직접적인 관련보다는 사회·인구학적 요인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몰디브, 이란과 같은 국가는 공식적으로 이슬람만을 인정하지만, 이주 노동자와 외국인 공동체를 매개로 지하 교회와 가정 교회가 형성·성장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많은 해외 노동자들이 일상적 노동 속에서도 선교적 정체성을 가지고 교회를 개척하며, 기독교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현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약 2천 년의 교회사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제기된 질문이기도 하다. 같은 박해와 환난의 상황 속에서도 어떤 교회는 쇠퇴하였고, 어떤 교회는 오히려 더 강하게 성장하였다. 이는 개인의 신앙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어려움 가운데 믿음을 떠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고난을 극복하며 더욱 굳건한 신앙을 형성하기도 한다.

따라서 핵심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왜 어떤 교회는 핍박 속에서 무너지고, 또 다른 교회는 그 속에서 성장하는가? 이는 단순히 교회 성장 연구 차원을 넘어, 신앙 공동체가 고난 속에서도 어떻게 견디며 “이기는 교회”로 세워질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제기한다. 또한 Boyd-MacMillan (2019)이 교회 ‘성장 신학’뿐아니라 교회 ‘소멸 신학’도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처럼 왜 교회는 핍박 가운데 무너지는가에 대한 연구 역시 필요하다. 결국 ‘핍박과 믿음’이라는 주제는 그것만으로도 독립적 연구의 가치를 가지며,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학문적·실천적 함의를 제공한다.


5.2 세속화 요인들 -인터넷과 교육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보급과 교육은 주로 세속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기독교 성장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가 곧 인터넷 선교나 교육선교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 두 영역의 선교적 실효성을 다시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대한민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최초의 선교사였던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각각 경신학교와 배재학당을 설립하여 교육선교에 전념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세기 초 다수의 선교사들은 선교지에 학교를 세우고, 문맹 퇴치와 지식 함양을 통해 복음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교육을 받고 고등교육까지 받은 일부 현지인들은 오히려 신앙에서 멀어지고 세속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는 교육선교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더 나아가 21세기 선교사역에서 교육선교 자체가 여전히 필수적인 전략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한편, 인터넷 선교는 20세기와 구별되는 새로운 선교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선교사가 직접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서 SNS나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강력한 복음 전파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터넷 사역이 실제로 복음 전파와 교회 개척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결국, 인터넷과 교육은 동시에 가장 강력한 선교적 자원이자, 또 가장 강력한 세속화 요인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선교 현장에서 선교사들은 현지인의 교육과 인터넷 활용을 어디까지 용인하고, 어떻게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5.3 복음화율과 미전도 종족

1974년 랄프 윈터 박사가 미전도종족(Unreached People Groups) 개념을 도입하면서, 기독교인 비율이 2% 미만일 경우 미전도종족으로 분류한다는 기준이 국제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기준은 경험적 판단에 근거했을 뿐, 실증적 근거가 제시된 것은 아니었다. 또한 50년이 지난 지금,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개념의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윈터 박사 자신도 ‘2%’라는 수치 그 자체에 집착하지는 않았으나, 이 기준이 전 세계 선교 전략 수립에서 중요한 지표로 기능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전도종족 개념의 핵심은, 복음화율이 2% 미만인 공동체는 스스로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외부 선교사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가설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복음화율이 2%를 초과한 지역에서도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는 현상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복음화율 4~10% 구간에서 기독교 성장률이 정체되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4% 이전에는 교회와 신자의 수가 많을수록 성장이 가속화되지만, 그 이후 안정기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정치·사회·문화·경제적 요인들이 교회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안정기를 지나면 오히려 교회의 쇠퇴가 관찰되기도 한다. 물론 복음화율, 즉 기독교인의 수는 여전히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 경우의 성장은 주로 전도가 아닌 인구 증가를 통한 자연 증가에 기반한다. 출산율이 낮은 유럽에서 교회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키르기스스탄의 복음화율은 약 4.8%이지만 매년 기독교 인구가 1%씩 감소하고 있다. 본 연구 자료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정부규제지수는 6.5로 높은 편이고, 사회적 적대감 지수도 5.2로 평균(2.7)을 크게 상회하며, 정치적 안정성 지수 역시 -0.65로 낮다. 회귀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정부 규제와 정치적 안정성은 기독교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복음화율이 4.8%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교회가 자체적으로 전도와 개척을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는 복음화율이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외부 선교사의 투입이 교회 부흥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물론, 선교 자원의 비대칭성을 고려할 때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에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타당하다. 그러나 복음화율이 낮다고 해서 곧바로 현지 교회가 스스로 복음을 전하지 못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 외부 선교사가 현지 교회의 자생적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다. 반대로, 복음화율이 높음에도 정치·사회·문화·경제적 요인으로 성장이 정체된 민족의 경우, 선교사의 투입이 필수적일 수 있으며, 이때는 현지 교회와 협력하여 전도를 지원하는 등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과는 차별화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미전도종족 개념은 선교학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니지만, 이미 오래된 틀로서 현대 사회 선교 전략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복음화율이라는 단일 지표를 넘어, 각 민족과 지역의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맞춤형 하위 선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6. 결론


본 연구는 180개국을 대상으로 기독교 성장률을 분석하여 다양한 요인의 상관성과 영향력을 검증하였다. 그동안 교계와 선교학에서는 기독교 성장과 복음 전파에 관한 여러 이론과 주장들이 제시되어 왔으나, 이를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가설들을 실증적으로 검토하였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향후 선교학과 선교 사역의 현장에서 경험적 증언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선교 전략을 수립하는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독교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9가지 요인을 제시하였으며, 약 33%의 설명력을 확보하였다. 이는 사회과학 연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연구의 결과들이 절대적 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선교 전략 수립을 위한 참고 자료와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선교의 궁극적 성패는 언제나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에 달려 있다. 실제로 교회의 역사 속에서 믿음의 선조들은 통계와 자료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능한 상황들을 믿음으로 돌파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왔다. “통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데이터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하시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 일하시는 분이시다. 본 연구에서 설명하지 못한 나머지 67%는 오히려 우리가 주님을 신뢰하며 의탁해야 할 영역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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