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마크 A. 가브리엘 『이슬람과 유대인, 그 끝나지 않은 전쟁』
- mmihpedit
- 6월 19일
- 4분 분량
저자: Dr. Mark A. Gabriel / 원제: Islam and the Jews: The Unfinished Battle Joseph Kwon(편집위원)
2025년 6월 13일에 발발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전쟁의 배경에는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헤즈볼라와의 무력 충돌, 예멘 후티 반군과의 군사적 긴장 등 약 1년 반에 걸쳐 누적되어 온 광역적 분쟁의 맥락이 존재한다. 이러한 연속된 충돌의 흐름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이번 전쟁의 본질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지정학적 이해로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중동 분쟁의 영적·신학적 성격을 설명할 수 없다. 이 분쟁의 심층에는 이슬람이 유대인에 대해 갖는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관점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유대인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비이슬람권에서는 꾸란에 등장하는 일부 관용적 구절들만을 근거로 이슬람이 유대교와 기독교에 대해 관용적인 종교라는 인식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꾸란에 존재하는 상반된 구절들을 이슬람 내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하는지를 고려하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된다. 이슬람에서는 무함마드의 생애에 따라 점진적으로 주어진 계시의 해석 원칙인 '나시크'(نسخ, naskh)를 적용하여, 초기의 관용적 구절들을 후기에 계시된 보다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구절로 대체하여 해석한다.
따라서 이슬람 경전의 유대인·기독교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단순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교리적으로 정당화된 결과물이다. 이 책 리뷰는 마크 A. 가브리엘 박사의 저서를 중심으로, 이슬람 내부에서의 유대인에 대한 인식 구조를 조명하고, 이를 통해 이슬람권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

1. 저자 소개
마크 A. 가브리엘(Mark A. Gabriel) 박사는 이슬람 세계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이집트 출신인 그는 알-아즈하르 대학교(Al-Azhar University)에서 이슬람 역사와 문화를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불과 서른도 되기 전에 알-아즈하르 대학의 최연소 교수가 되었다. 알-아즈하르는 수니파 이슬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학기관으로, 가브리엘 박사의 배경은 그가 이슬람 내부로부터 이슬람을 비판할 수 있는 드문 자격을 지닌 인물임을 의미한다.
이후 그는 깊은 내적 갈등과 영적 회심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심각한 박해를 받으며 국외로 탈출하게 되었다. 현재는 서구권에서 이슬람 사상과 그리스도교 선교에 관한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책 『이슬람과 유대인, 그 끝나지 않은 전쟁』은 이슬람 세계의 반유대주의가 단순한 정치적 산물이 아닌, 신학적·역사적 뿌리를 지닌 심층적 현상임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이다.
2. 책의 개요
이 책은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과 하디스(무함마드의 언행록), 그리고 초기 이슬람 역사 속 사건들을 통해 유대인에 대한 이슬람의 태도 형성을 추적한다. 저자는 이슬람의 반유대주의가 단지 현대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무함마드 시대부터 깊이 뿌리내려진 사상임을 주장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 유대인에 대한 무함마드의 초기 태도와 이후의 전환
* 꾸란 속 유대인 묘사에 나타나는 모순성과 적대성
* 이슬람 제국 하에서의 유대인의 지위
* 현대 이슬람 세계에서의 반유대주의 선동
3. 이슬람이 유대인을 미워하는 이유: 꾸란에 나타난 신학적 근거
3.1 유대인에 대한 초기의 기대와 실망
이슬람 초기, 무함마드는 메디나에서 유대인 공동체들과 조우하였다. 초기에는 유대인들의 일신론 사상과 경전의 권위를 존중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모색하였다. 또한 무함마드는 유대인들이 이슬람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무함마드의 말에 오류들을 지적하며 반박을 하게 되었다. 무함마드가 메시아나 예언자가 아님을 주장하는 유대인의 태도에 직면하면서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무함마드의 이러한 실망과 적대감은 꾸란 곳곳에 드러난다. 다음은 대표적인 꾸란 구절들이다:
“하나님은 유대인들이 가장 사악한 자들 중 하나라고 말씀하셨다.” 꾸란 5장 60절
“믿는 자들이 가장 격렬히 적대감을 가진 이는 유대인과 다신론자들이다.” 꾸란 5장 82절
이 구절은 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유대인은 '성경의 백성'(People of the Book)으로서, 일면 존중을 받기도 하지만, 이슬람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고의로 거부한 자들"로 낙인찍히며 이중적 이미지로 자리잡는다.
3.2 신성모독과 배신자로서의 묘사
무함마드는 꾸란에서 유대인을 "하나님의 언약을 깨뜨린 자", "하나님의 예언자를 죽인 자" 등으로 자주 언급한다.
“그들이 하나님의 언약을 어기고,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고, 예언자들을 부당하게 죽였기 때문이다.” 꾸란 4장 155절
이러한 꾸란 구절은 이슬람 내에서 유대인을 '배신자', '말씀을 왜곡한 자'로 보는 뿌리 깊은 반감의 토대가 된다. 이 개념은 중세 이슬람 법에서도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이 디미(dhimmi, 보호받는 피지배민)로서 차등적 사회·법적 지위를 갖게 되는 논리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묘사는 성경적 관점에서 보면 편협하고 왜곡된 해석이다. 성경은 유대 민족이 하나님의 언약을 어기고 예언자들을 박해한 역사를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단순히 한 민족의 배신으로만 단정짓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인류가 하나님의 뜻에 거역하고, 죄 가운데 있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강조한다.
예언자들을 죽인 죄 역시 유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드러난 인간의 죄가 모든 인류의 죄를 대표하는 사건임을 가르친다.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 모두가 예수님의 죽음에 책임이 있으며, 이는 결국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구원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로마서 3:9-19).
3.3 무함마드의 유대인 박멸 사건
이슬람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사건은 메디나에 있던 유대인 부족 Banu Qurayza의 학살이다. 무함마드는 그들이 메카 세력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남성 전원을 처형하고 여성과 아이들을 노예로 삼았다.
이 사건은 꾸란 33장 26–27절에서 암시적으로 정당화된다:
“그분은 그들이 너희를 돕기 위해 모이던 자들을 그들의 요새에서 끌어냈고, 너희에게 그들의 땅과 집과 재산을 물려주셨다.”
이는 후대 무슬림들에게 유대인을 “신뢰할 수 없는 적”으로 인식하게 하며, 종교적 폭력의 정당화 근거로 사용되었다.
4. 현대 이슬람의 반유대주의 담론
저자는 20세기 이후 특히 무슬림 형제단, 하마스, 이란의 시아파 신학 등에서 유대인 혐오가 꾸란 구절과 하디스를 통해 강화되어 정치적 선전에 활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알-꾸드스의 날(매년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에 전 세계 이슬람 사회에서 기념되는 반이스라엘 시위의 날입니다. 이 날은 예루살렘(아랍어로 알-꾸드스 القدس) 과 팔레스타인 해방을 상징적으로 강조하는 날입니다.)과 같은 반이스라엘 시위와 교육 교재에서 어린이들에게까지 유대인 혐오가 내면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을 단순한 이념적 갈등이나 정치적 분쟁으로 보지 않고, 신학적 내러티브의 결과로 분석하며, 이슬람 선교(Muslim evangelism)의 핵심 장애물 중 하나로 지목한다.
5. 평가 및 선교적 함의
마크 A. 가브리엘의 책은 꾸란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슬람 사상의 내부로부터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슬람 세계의 유대인 혐오가 단지 시오니즘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신학적 적대의 표현임을 잘 드러낸다. 이는 기독교 선교가 이슬람권에서 직면할 신학적, 심리적 장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이슬람권 선교 사역자들은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단지 사회 문화적 영향이 아니라 꾸란에 뿌리박힌 영적·신학적 구조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구조를 복음으로 해체하려면 단순한 논쟁 이상의 영적 전쟁이 요구된다. 동시에, 로마서 11장에 나타난 바와 같이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복음적 연합이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서 중심적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단순히 이슬람과 유대교 사이의 갈등을 넘어 교회가 직면한 중요한 종말론적 과제임을 시사한다.
6. 결론
『이슬람과 유대인, 그 끝나지 않은 전쟁』은 선교학적, 이슬람학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참고서적이다. 꾸란과 하디스를 근거로 이슬람의 반유대주의를 설명하는 동시에,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무슬림을 이해하면서 이들에 맞게 십자가 복음을 전해야 하며 세계교회가 더욱 이 문제에 대해서 이해와 관심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시각을 제공하는 책은, 이슬람권 선교에 있어 전략적 통찰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