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선교를 꿈꾸며 -트러스트 무용단 김형희 단장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 mmihpedit
- 6월 21일
- 10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30일
김진영(편집위원)
복음과 문화
미국의 선교학자이자 교수인 Keelan Cook은 문화 없는 선교는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민족, 모든 종족, 모든 문화권에 제자를 삼으라는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 복음을 특정 문화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 맥락화는 절대 진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며, 복음은 늘 어떤 문화적 형식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복음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Cook, 2019).
저명한 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고도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문화사역이 얼마나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사역인지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냉전체제 종식과 기술과 미디어의 발달은 문화의 영향력과 지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그렇다면 선교계는 문화를 어떻게 주목해왔을까? 19세기 후반의 서구중심적 선교에서는 선교가 문명화(civilizing)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50-60년대, 풀러 신학교의 Donald McGavran 등이 선교학에서 문화와 사회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이 비슷한 문화 안에서 더 쉽게 복음을 받아들인다는 Homogeneous Unit Principle과 Contextualization(맥락화) 개념을 제시했다(McAffee & Raper, 2014). 이를 통해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처음으로 주류 선교계에서 부각된다.
이후, 1974년 로잔대회(Theologians from the Lausanne Movement)에서 ‘복음과 문화’가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고(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 1974), 1978년에는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Fellowship)의 Willowbank Report는 “복음은 문화적으로 맥락화 되어야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맥락화' 신학 개념이 부상했다(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 1978). 그리고 1990년대 이후에는 이민자 선교와 프론티어 선교 등 타문화권 선교를 위한 문화사역의 실제적 필요가 증가했다. 또한 200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문화 자체가 사회전반에 큰 영향력을 주는 요소가 되었고, 이에 따라 문화사역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총체적 선교와 문화사역
최근에는 총체적 선교 개념이 대두되면서 선교에 있어서 문화사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총체적 선교는 영혼 구원을 넘어서서 개인의 전인적 변화와 사회적 정의, 물질적 회복까지 포함하는 사역이다. 총체적 선교 개념은 1974년 로잔대회에서 Samuel Escobar, René Padilla 등이 복음과 사회정의의 통합을 요구하면서부터 선교계의 주요 흐름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1983년 로잔 대회 보고서에서 복음과 실천적 사랑이 분리될 수 없음을 명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 1983). 나아가 1990년 대와 2000년 대를 거치면서 WCC와 로잔, 복음주의 진영 모두에서 총체적 선교 개념을 수용하게 되면서 현대 선교계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총체적 선교는 이렇듯 영혼 구원 외에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 개인이 속한 공동체, 제도, 문화, 가치 체계 전체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화사역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총체적 선교에서는 왜곡된 문화 구조가 복음 안에서 회복되어야 할 대상인 동시에, 문화는 복음 전파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체적 선교가 추구하는 방향이 일견 매우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총체적 선교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먼저, 총체적 선교 개념에 몰두하게 되면 사회의 개혁과 변혁에 우선순위를 두느라 영혼 구원과 세계 복음화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 복음 전파의 본질의 희석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총체적 선교 개념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사회를 이롭게 하는 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 단순 복음 전도는 뭔가 부족한 것으로 여길 수 있고, 나아가 단순 복음 전도에 대해 반감을 가지도록 할 우려도 있다(Guthrie, 2000). 즉, 문화가 선교에 있어 매우 중요한 도구임에는 틀림없지만 총체적 선교에서의 문화사역은 영혼 구원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단순히 좋은 내용의 문화 컨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사회의 회복에 기여하는 데만 그치기 쉬운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대중이 직접적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을 우려하여 복음의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면서도 총체적 선교라는 개념 아래에서 문화사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총체적 선교가 말하는 바가 합리적이고 그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영혼 구원이라는 교회의 핵심 목적을 외면한 채 총체적 선교 개념에만 몰두하면 복음 전도와 제자 양육의 중요성은 외면당하게 된다. 따라서 예수님이 명령하신 지상대명령에 순종하면서 섬기는 민족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복음 전도와 제자양육을 분명한 목표로 삼으면서 그 민족의 회복을 다양한 방면으로 돕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문화와 미디어의 영향이 막대한 지금, 분명 문화사역은 민족과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유용하고 중요한 사역임에는 틀림이 없다.
트러스트 무용단 김형희 단장과의 인터뷰
본 연구소는 트러스트 무용단을 통해 문화사역을 하고 있는 김형희 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화사역을 통한 총체적 선교의 실제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김형희 단장은 어떻게 하면 춤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를 오랫동안 고민하며 트러스트 무용단을 꾸려 문화사역을 시작했다. 또한, 장애인 무용단인 케인앤무브먼트를 설립하고 이끌어 나가면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어 장애인들도 무용을 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심어 주었다. 나아가 장애인 무용단과 함께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미전도 종족들을 방문하여 무용을 통해 많은 영혼들을 위로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특히, 현장에 거주하고 있는 현지 사역자들에게 무용 공연을 통해 영혼들을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을 만들어 줌으로써 무용단의 공연을 보고 위로를 받은 영혼들이 장기적으로 사역자들과 교제하며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례로, 10여 년 전 트러스트 무용단이 카프카즈 지역을 방문해 공연을 했을 때, 무용단이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한 시간 동안 했던 공연을 통해 현지인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고, 아직까지 사역자들을 만나면 종종 그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다음은 김형희 단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김형희입니다. 저는 무용을 전공했고, 예술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미술이나 음악과 달리 무용으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무용을 그만 두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왜 없애려고 하냐고, 아예 예술 쪽으로 최고가 되라고 격려해주었어요. 그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의 영향력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술은 사람을 영적으로 깨우기도 하고 혼미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 저절로 예술을 통해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예술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예술인입니다.
Q: 트러스트 무용단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처음 무용을 전공했을 때는 창작을 하고 춤을 통해 메세지를 주는 좋은 안무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초기에는 창작자의 길을 걸으면서 개인에게 집중을 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이 시대와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사회에 우리가 겪은 여러가지 아픔, 분단의 고통과 같은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1999년에 트러스트 무용단을 창단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무용단을 이끌면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을 무용단의 목표로 삼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한계를 느꼈어요. 그러던 중 춤을 통해 개인의 내면으로 들어가 치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개인의 내면에 있는 것을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법을 공부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복음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각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상처와 말을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댄스 테라피를 시작했어요.
댄스 테라피는 대상을 만나 즉흥적으로 그 사람과 소통하면서 그 사람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그것을 심화시켜 춤으로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치유하는 것이예요. 상대방이 말로 끌어내지 못하는 내면의 소리를 춤으로 끌어내도록 도와줌으로써 치유를 경험하도록 하는 거죠. 결국 저희 무용단은 삶이 춤이 되고, 춤이 기도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어요. 그리고 누구나 춤을 출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사역을 하고 있어요.
Q: 케인앤무브먼트 장애인 무용단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저는 누구나 자신의 몸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먼저온누리 교회 장애인부를 찾아가서 춤을 출 수 있는 분을 찾았어요. 그 분이 무용단 오디션에 와서 춤을 췄는데, 배운 적이 없어도 진실하게 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장애인 분을 보면서 모두 충격을 받았고, 그 때 저희의 춤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그 분이 무용단에 입단하면서 다른 네 분이 합류했는데, 이 분들과 함께 무용단 사역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장애인은 우리가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예요. 몸을 가진 누구나 춤을 출 수 있고,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소수이던 장애인 무용수들이, 지금은 항상 자리를 지키며 저희 무용단을 끌고 가는 동력이 되었어요.


(케인앤무브먼트 공연단 공연 장면. 출처=케인앤무브먼트)
Q: 선교지에서의 문화 사역이 일반 해외 문화 공연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A: 해외 문화 공연을 갈 때는 말 그대로 공연을 하기 위해서 가지만, 선교지로 문화 사역을 떠날 때는 그 곳에서 만나는 영혼들과 소통을 하려고 가요. 저희는 1997년부터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 몽골, 티벳 등의 선교지에서 문화 사역을 하는데, 무엇보다 문화 사역을 통해 현지 선교사님들을 도울 수 있어서 감사해요. 특히 저희가 공연을 통해 현지 영혼들과의 접촉점을 만들면 현장 선교사님들이 저희가 돌아온 후에도 계속 교제하면서 복음을 전하실 수 있어서 뿌듯해요.
Q: 현장에 무용단과 함께 문화 사역을 오실 때 문화 사역을 더 임팩트 있게 할 수 있도록 현장 사역자가 도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아무래도 저희는 언어와 현지 문화가 익숙하지 않으니 그런 부분에서는 현장 선교사님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그 외에는 특별히 선교사님들이 저희를 도울 것은 없고, 오히려 저희가 선교사님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가고 싶은 무용단 사역의 방향은 무엇일까요?
A: 저는 무용단이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소망해요. 케인앤무브먼트 장애인 무용단을 시작하면서 장애인은 돕는 만큼 좋아진다는 걸 경험했어요. 장애인 뿐 아니라 요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고 싶어요.
Q: 무용단 사역을 하시다가 최근에 중독 치유 사역을 시작하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 중이신가요?
A: 어느 날 새롭게 하소서를 듣는데, 마약 중독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그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아직 한국에는 제대로 된 중독 치료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중독자를 위한 심리상담은 있지만 신체를 움직이도록 해서 중독에 빠질만한 시간을 주지 않고, 낮에 많이 활동함으로써 밤에 잘 자도록 하는 신체 프로그램이 없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몸을 움직이도록 도와서 치유하는 사역이면 내가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무작정 중독 사역하는 팀을 찾아가서 같이 사역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렇게 중독자 모임을 알게 돼서 모임에 참석한 분들 이야기를 듣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독자들의 현실과 어려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어요. 중독 사역하시는 전도사님은 지금 우리나라 인구의 1/3 정도가 어떤 형태로든 중독에 빠져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특히, 중독자들의 경우 본인도 삶이 너무 어렵지만 부모님들이 굉장히 상처받고 힘들어 하세요. 장애인들은 가르쳐 주면 말도 잘 듣고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문데, 중독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재정 문제든 성 문제든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데 통제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제 장애인 무용단이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췄으니 이제 내가 해야 할 사역은 중독 치유 사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중독 치유 사역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난 3월 15일 원주에서 첫번째 콘서트를 했어요. 거기서 많은 중독자들과 그 부모님들을 만났어요. 그리고 중독자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중독에서 회복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중독 치유 사역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고, 기대했다가 상처도 많이 받기 때문에 중독자에서 치유되고 회복된 사람들이 리더가 돼서 다른 중독자들을 섬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예요. 그리고 중독을 끊을 수 있는 환경 구축이 매우 중요해요. 중독은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미팅을 하면서 중독자들과 부모님들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앞으로는 무용단의 원주 ALP(All Live Place) 센터에 숙소를 만들어서 중독자들과 그 부모님들 몇 분이 머물면서 중독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리고 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마음을 춤으로 표현함으로써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Q: 중독 치유 사역을 하며 겪고 계시는 어려운 점과 중독 치유 사역의 유의점을 나눠주세요.
A: 중독자들을 섬기면 쉽게 지칠 수 있어요. 중독 치유는 그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게 아니라서 지속적으로 섬기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실망도 많이 할 거예요. 그래도 기도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힘으로 함께, 동역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중독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잘 못 믿어요. 그래서 중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복음을 교리적으로 전하는 것보다 친구가 되어 그들의 말을 들어주면서 마음을 열길 기다려야 해요.
Q: 대부분 선교지에도 중독 문제가 심각한데, 현장 사역자들이 주변에 중독을 겪는 현지인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요? 중독자들을 도울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먼저 중독자들을 섬길 때는 공감해주는 게 너무 중요해요. 이들은 누군가를 대할 때 상대방의 마음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너무 잘 느껴요. 그래서 처음부터 교리적으로 접근하거나 일방적으로 말씀을 나누기보다는 중독자가 스스로 마음을 열고 자기 얘기를 오픈할 수 있도록 공감하면서 들어줘야 해요. 그리고 춤을 가르칠 때도 그냥 ‘춤 춰보세요’ 하면 못 추기 때문에 신문지를 잘라 그것이 안 떨어지게 유지하면서 팔을 움직이게 한다든지 하는, 처음에 춤을 출 수 있게 하도록 접근하는 방법이 있어요. 현장 선교사들도 중독자들의 치유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 접근 방법을 배워서 중독자들을 섬기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말씀만 가지고 이론적으로만 접근하면 안 돼요. 놀이와 움직임을 통해 몸이 열리면 호감이 생기고 마음도 열려요.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정말 중요해요. 기회가 된다면 그런 수업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무용 사역처럼 선교지를 방문해 중독 치료 사역을 할 수 있다면 어떤 형태로 할 수 있을까요?
A: 처음에는 놀이와 움직임 수업을 하면 좋을 것 같요. 그러면 누구나 춤을 추게 돼요. 중독 치료는 장기적인 거라 현장 선교사님들이 도와주셔야겠지만 놀이와 움직임 수업을 통해 마음을 열고 스스로의 신체를 건강하게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되면 중독 치료에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Q: 결국 중독 치료는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거라 장기적인 사역일텐데, 현장 사역자들이 중독 치료 사역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먼저, 기회가 된다면 선교사님들께도 놀이와 움직임 수업을 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선교사님들도 사역 때문에 바쁘다 보니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와 대면하는 시간을 못 가지시더라고요. 그리고 몸을 잘 돌보지 못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몸을 바로 쓰는 법에 대해 가르쳐 드리고 싶어요. 선교사님들이 이것을 먼저 배우고 경험한 후 중독 문제를 가진 현지 영혼들에게도 가르치면 좋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기도제목이 있으시면 나눠 주세요.
A: 원주 ALP(All Live Place) 센터에 중독 치유를 위해 숙소를 짓고 있어요. 재정적으로 조금 힘든 상황인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헌신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 센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살아나고 회복되도록 기도해주세요. 또, 60대가 되니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데, 남은 삶 동안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살고 싶습니다.
총체적 선교를 꿈꾸며
김형희 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러스트 무용단 사역이 어떻게 실질적으로 영혼 구원에 기여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케인앤무브먼트 무용단과 중독 치유 사역이 한 영혼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춤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들이 회복되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보며, 한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로 세우는 총체적 선교의 사례를 만날 수 있었다.
앞서 보았듯, 영혼구원과 제자양육이라는 선교의 제일 목적을 외면한 채 총체적 선교 개념에 피상적으로 접근하여 그것을 사역에 적용할 경우, 교회의 사역은 NGO 단체의 업무와 크게 다를 바 없게 된다. 그렇다고 총체적 선교 개념을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 된다. 하나님은 인간을 영혼육을 가진 존재로 창조하셨고, 세 가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에 대한 이해 없이 우리의 사역이 복음을 교리적으로 전하는 데 그친다면 한 영혼이 복음 안에서 완전히 변화되고 회복되는 것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것을 잊고 영혼들을 섬길 때 한 사람의 인생을 종합적으로 보고 접근하기보다 교리중심으로 접근할 때가 많은 실정이다. 또한, 하나님의 공의와 질서가 무너진 사회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영혼들에게 복음의 지식만 전한다면 그 영혼들이 잠깐 복음에 반응할 수는 있겠지만 타락한 사회 속에서 여러가지 유혹을 이기지 못한 채 계속해서 죄로 인해 넘어질 것이다.
예수님이 3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삶을 같이 하신 것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총체적으로 섬기기 위함이었고,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변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대중 앞에서 이들을 꾸짖으신 것도 복음의 진리를 가리는 유대 사회의 묵은 관습을 꾸짖기 위함이었다. 또 예수님은 육체의 문제를 무시하지 않으시고 병자들을 고쳐 주셨고, 마음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상처받은 자들을 위로해 주셨다. 그는 누구보다 영혼육으로 이루어진 인간을 깊이 이해하시고 총체적으로 섬기셨다.
더 가까운 믿음의 선배들을 보자면, 가난하고 소외된 땅, 조선에 오신 선교사님들도 말씀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너무나 의료환경이 열악한 한국 사회에 병원을 세웠고,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조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나쁜 습관을 고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은 한국 사회 전체를 총체적으로 섬기는 동시에 한국 사회를 복음으로 변화시킬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 낸 것이다. 따라서 총체적 선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총체적 선교 자체를 피해서는 안 된다. 전도와 제자양육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한 영혼과 민족을 여러 방면에서 섬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 영혼과 민족을 총체적으로 섬길 때, 그 민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들이 세워지고 조선이 변한 것처럼 그 민족도 변할 것이다.
결국 진정한 총체적 선교는 자신의 자리에 머무른 채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을 넘어, 한 영혼과 민족으로 나아가 함께 살며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는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지상대명령에 순종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총체적 선교가 단순히 교리를 전하는 것을 넘어서서 한 사회, 한 민족을 여러 방면에서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 사회와 민족의 타락한 문화와 잘못된 생활양식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그 사회 속으로 들어가 함께 살며, 사랑하고 헌신해야 한다. 그리고 한 영혼, 한 민족이 진정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진리의 말씀이 선포되고,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결국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함으로써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총체적 선교를 감당할 수 있다. 세계교회와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총체적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 원한다면, 여전히 복음에 소외된 수많은 민족들로 나아가야 한다.
참고문헌
Cook, K. (2019). Why Understanding Culture Helps Us Fulfill the Great Commission. https://cfc.sebts.edu/faith-and-culture/understanding-culture-helps-fulfill-great-commission/
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 (1974). The Lausanne Covenant [Evangelism and Culture section]
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 (1978). The Willowbank Report: Consultation on Gospel and Culture (Lausanne Occasional Paper No. 2)
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 (1983). Evangelism and Social Responsibility: An Evangelical Commitment (Lausanne Occasional Paper No. 21)
McAffee, M., & Raper, B. (2014, February 3). Donald McGavran and the Church Growth Movement. Helwys Society Forum
Guthrie, S. (2000). Missions in the Third Millennium: 21 Key Trends for the 21st Cent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