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선교 - 세계 선교를 위한 필수 과업
- mmihpedit
- 3월 28일
- 9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4일
김진영(편집위원)
한국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미전도 종족이 집중되어 있는 10/40창 지역을 섬기는 경우, 이제까지는 별다른 재정적 어려움 없이 사역자가 사역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과 10/40창 지역의 경제적 격차가 크기 때문에 한국 교회의 후원만으로도 선교지에서 충분히 사역하며 생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부흥기를 지나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한편, 10/40창 지역들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면서 더 이상 한국 교회 선교사들은 한국 교회의 후원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신실한 교회들과 성도들이 많다. 그러나 아직 10/40창 지역의 복음화 되지 않은 민족들에는 더 많은 사역자들이 필요하고, 한국 교회의 후원만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기가 어려워 보이는 실정이다.
또한, 2024년 기준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하는 국가 순위를 살펴보면, 선교사 파송 순위 상위에 속한 국가들 중 상당수가 개발도상국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하는 5개 국가들의 목록이다. 1위는 미국, 2위는 브라질, 3위는 한국, 4위는 필리핀, 5위는 나이지리아다.

많은 선교학자들도 이제 선교의 중심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남반구 지역(Global South)과 아시아에 있으며, 특히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급격한 인구 성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선교계에서의 역할이 더 막중해질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Zane Pratt, 2024).
하지만 앞으로 세계 선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이 미전도 종족의 복음화를 감당하는 선교 사역을 하고자 할 때, 현실적으로 민족 교회의 후원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사역을 감당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역들은 개발도상국으로서 GDP가 낮고, 민족 교회들 역시 재정이 풍족하지 않아 외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 사역을 꾸려 나가고 있기 때문에 선교사 파송을 위한 재정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현대 선교의 주축을 감당하고 있는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교회가 미전도 종족 선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선교사가 어느 정도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민족 교회들이 사실 상 재정적 지원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교사 개인이 열심히 기도하고 후원 모금을 한다고 해도 많은 수의 선교사가 장기적으로 선교 사역을 하기는 힘들다. 물론 지상대명령을 감당하기 위해 교회와 성도들이 헌신하여 선교사 파송을 위한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선교사들 또한 더욱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미전도 종족 선교에 동참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후원 교회와 후원자들을 발굴해야 한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교회들도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던 것을 탈피하고, 미전도종족 선교를 감당하기 위해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선교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민족 교회가 믿음으로 사역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책임을 지는 것의 중요성과는 별개로, 경제적 상황 상 실질적으로 많은 수의 선교사를 지속적, 장기적으로 파송할 재정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더 많은 선교사들이 미전도종족을 타겟으로 지속적, 장기적 선교 사역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국 선교사들 자체적으로도 선교 사역을 위한 재정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실행해 선교사들이 민족 교회로부터 후원을 받는 한 편, 어느 정도 일을 하면서 일정 부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면 한국 교회 뿐 아니라 함께 현대 선교 사역을 감당해 나가야 할 글로벌 민족 교회들이 재정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남아 있는 미전도 종족 복음화에 힘쓸 수 있을 것이다.
선교사들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교회의 후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어떤 형태로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수익 창출 방법이 있겠지만, 비즈니스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수익 창출이 궁극적 목표인 비즈니스와는 다르게 선교사들은 민족의 복음화를 최종 목표로 하며, 그 도구로 비즈니스를 사용하는 비즈니스 사역을 한다.
사실 비즈니스 사역에 대한 필요는 대부분의 사역자들이 공감할테지만 선뜻 선교사들 입장에서 비즈니스 사역을 시작하기에는 여러가지 장애물들이 있다. 먼저, 비즈니스는 앞서 말했듯 수익 창출을 최종 목표로 하지만 선교 사역은 민족 복음화를 최종 목표로 하기 때문에 두 가지를 함께 하고자 하면 가치 충돌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가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없이 섣불리 비즈니스 사역을 시작한다면 결국 비즈니스만 하게 되거나 비즈니스 없는 사역만 하게 될 것이다. 또한, 비즈니스의 목표가 수익 창출이다 보니 사역자들 안에 비즈니스 사역과 그에 대한 관심을 터부(taboo)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사역이라는 명목 하에 비즈니스를 하다가 재정의 유혹에 빠져 타락하게 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사역을 하면서 비즈니스와 사역의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우선순위와 원칙으로 그 가치 충돌을 해결할지, 비즈니스를 통해 창출된 수익을 어떤 원칙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과 토론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합당한 원칙이 수립되어야 성공적인 비즈니스 사역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미 비즈니스 사역을 하고 있는 Hisnet 신은호 대표와의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은호 대표는 선교단체 Hisnet 뿐 아니라 청소년제자학교(hyds)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히즈넷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는 동시에 나은유통의 대표를 맡고 있다.

본 연구소는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즈니스 사역의 사례를 알아보고, 비즈니스 사역을 하면서 겪은 실제적인 문제와 해결 방법, 비즈니스 사역의 원칙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본 인터뷰는 글로벌 브릿지 연구소의 김진영 편집위원과 중동아랍 연구회 진현지 연구팀장이 함께 진행했다. 인터뷰를 하며, 비록 비즈니스의 규모는 작지만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사역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신은호 대표의 마음과 용기에 큰 도전을 받았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아래 -
1. 질문 : 비즈니스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답변 : 제가 교육 전도사를 하면서 교회를 섬기고 있었는데, 월급이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어요. 청년 사역을 하려면 청년들을 만나서 밥도 사주고 해야 하는데, 아내는 임신 중이라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이대로 가다가는 생활도, 사역도 너무 어렵겠다 싶어서 교회 집사님을 통해 과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걸 계기로 본격적으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돈이 꽤 되더라고요. 혼자 과외를 하면 충분히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지만 나 같이 사역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많으니 함께 사역을 하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사실 40대 초중반이 되면 부목사님들이 담임 목사로 청빙되어 가거나 나가서 개척을 해야 하는데, 청빙은 쉽지 않고 개척하면 월급도 못 받고 생활이 굉장히 어려워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목회자님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논술 교습소를 시작했어요. 목회자들이 보통 주 7일 내내 목회를 하지는 않으니까 남는 시간에 교습소에서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 가실 수 있지 않을까. 사역과 일을 병행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논술 교습소를 시작했어요.
2. 질문 : 지금은 택배업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업종을 바꾸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답변 : 논술 교습소를 하니 거기서 모임도 할 수 있고 좋았는데, 문제는 한국 사교육 시장은 굉장히 경쟁도 심하고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더라고요. 그래서 가르치는 은사도 있어야 하니 아무나 교사 일을 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리고 교습소나 학원은 방학 기간이 중요해서 단기선교 가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교습소는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택배업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그 때가 마침 쿠*에서 자가용으로도 택배를 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당시 운행하던 제 차로 택배를 해봤는데, 그거로는 수입이 좀 적어서 택배차를 한 대 사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한 대를 사고 이후에 한 대를 더 사서 총 두 대로 택배일을 시작했어요. 택배가 좋은 게,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경험 없이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본인이 원할 때, 가능한 시간만 하면 돼요. 그래서 선교단체 간사들이나 안식년 선교사님들이 정규 직장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능한 시간에만 일을 해 일당을 받아갈 수 있는 구조예요. 또, 단기 선교 가려고 재정을 모으는 청년들도 단기간 일을 해서 재정을 가져갈 수 있고요.
3. 질문 : 비즈니스와 사역의 가치나 우선순위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혹시 나름대로 세우신 원칙 같은 게 있나요?
답변 : 먼저, 저 스스로가 3일 이상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비즈니스는 잘 되도, 너무 많이 벌어도 문제더라고요. 일단 잘 되면 비즈니스에 쏟는 시간이 많아져서 사역 시간이 줄어들고, 재정도 너무 많이 벌면 시험에 빠지게 되고요. 재정적인 면에서 스스로 세운 원칙은, 제가 사장이고 일도 제일 많이 하지만 월에 얼마 제한을 걸어두고 그 만큼만 가져가는 거예요. 그 금액은 저희 가정이 필요한 생활비에서 다른 수입원을 통해 채워지는 재정 빼고 남는 금액이에요. 그래서 이 비즈니스가 아무리 잘 돼도 제 돈이 많아지지는 않도록 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인건비와 제 월급을 제외한 남는 돈은 하나님 나라의 운영비라고 생각하고 사용해요. 이 일을 하다 보면 숙련된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이 일을 하다 보니 발생하는 손해가 있거든요. 차 사고를 내서 배상을 해줘야 한다든지, 택배 물품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해서 보상해줘야 한다든지 하는 일들이요. 안식년 선교사님들이나 청년들이 한 이런 실수에 대해서 제가 먼저 배상을 하고, 택배 일에서 남는 재정을 저한테 조금씩 갚아 나가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렇게 재정에 대한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운영하면서 일보다는 사람을 선택하는 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저만의 원칙으로 삼고 있어요.
4. 질문 : 그 원칙이 사실 혼자 세우신 원칙인데 잘 지켜지나요? 유혹이 있지는 않나요?
답변 : 저는 잘 지켜져요. 혼자 세운 원칙이지만 가정에도 오픈하고, 공동체에 이 택배 사역의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스스로 세운 원칙도 오픈하고. 사실 돈을 벌려고 하면 그 끝은 정말 돈이 될 것 같아요. 이 택배업의 시작도 돈이 필요해서도 맞지만 같이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던 거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공동체에 계속 나누면서 원칙을 지킨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님이 여러가지 재정 손실이 난 사고들을 통해서 저를 흔드신 부분도 있어요. 비즈니스 사역을 하다 보면 하나님이 흔드시는 일들이 있을 텐데, 그 때 하나님 앞에서 사역의 목적을 생각하면서 원칙을 정하고 공동체에 오픈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5. 질문 : 그러면 비즈니스 사역을 할 때 어떤 사람이 사장이 되어야 할까요?
답변 : 저는 비즈니스 사역을 할 때 사장은 오너(owner)가 아닌 청지기(servant)라고 생각해요. 사장은 재정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잘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실제로 택배업을 하면서 재정 손실이 났을 때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저에게 마태복음 20장의 포도밭 일꾼 말씀을 주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너는 아침 일찍 온 일꾼이다. 하루 종일 수고했지만 다른 사람과 똑같이 받는 거다.’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사장이고 제가 가장 수고하지만 똑같이 받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있어요. 사장은 그런 역할인 것 같아요.
6. 질문 : 택배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요?
답변 : 먼저, 택배는 사무실이 필요 없어요. 사무실 구하는 데 필요한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대신 그 재정으로 택배 차를 할부로 구입할 수 있어요. 택배 차를 구입할 때 처음에 돈을 일부만 내고 매달 조금씩 돈을 내면 되기 때문에 초기 자본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전문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성실하기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또 다른 비즈니스와는 달리 특별한 홍보가 필요하지 않아요. 카페나 식당, 학원은 홍보도 잘 해야 하는데 택배는 그냥 상품 판매하는 업체에서 홍보를 알아서 하거든요. 또 카페, 식당, 학원은 모두 사람 상대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들인데 택배는 단순 노동만 하면 다른 데 쓰이는 에너지와 시간이 없어서 좋아요.
단점은, 자매들은 택배 일을 하기가 좀 힘들어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카페나 학원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대신 카페나 학원은 사역에 무게를 두는 사람 외에 비즈니스에 좀 더 집중하는 사람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과 에너지가 더 들어가고, 잘 하지 않으면 망하기 쉬우니까요.
7. 질문 : 현대 사회에서는 아무래도 노동임금으로는 큰 수익을 얻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혹시 부동산이나 주식도 비즈니스 사역이 될 수 있을까요?
답변 : 일단 저는 국내 목회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재정적인 자유함이 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담임 목사로 들어갈 때도 청빙하는 교회에서 사택을 해줘야 하면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거든요.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집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저희는 주택 청약으로 분양을 받았고 월세보다 저렴한 이자를 내고 있어요. 대신 청년들이나 선교사님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집을 내주자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투자라는 개념보다는 안정된 주거환경이 필요하긴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주식 같은 경우는 예전에 동향 파악하려고 한 번 해보긴 했는데 예배 때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정리했어요. 저는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가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략적으로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은사가 있는 사람이 해야 할 것 같고 저는 못 할 것 같아요.
투자 업계에도 분명히 크리스천들이 있고 선하게 일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선교계나 종교계를 잘 못 믿으시는 것도 있어요. 이분들이 도와주려고 하셔도 돈, 재정 자체를 터부시 하는 분위기도 있고 아무래도 선교사님들이 경제, 비즈니스 용어를 잘 모르셔서 말도 잘 안 통하거든요. 하지만 원한다면 비즈니스 선교 교육을 해주시고 자문도 해주실 분들은 많아요. 사실 선교사들이 어떤 사람보다 더 현지에 대한 이해가 깊으니까 이런 분들이 현지 방문해서 선교사님들에게 조언을 해주면 선교지에서도 충분히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비즈니스 스쿨을 하고 있어요.
8. 질문 : 이야기를 듣다 보니 택배도 그렇고 결국 비즈니스를 할 때 현지 상황을 잘 분석해서 사역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비즈니스 아이템을 잘 잡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답변 : 네, 아이템 선정이 제일 중요하겠죠. 그런데 아이템에 함몰되면 안 되고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가격, 경쟁 업체 등등을 다 고려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선교사들이 이런 부분은 잘 모르고 가끔은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이 조언을 해도 잘 안 들어서 조언을 포기하시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9. 질문 : 혹시 장단기 목표가 있으시다면?
답변 : 지금 고민은 노동의 시간을 좀 줄이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무래도 택배는 노동 시간이 많이 드니까 그만큼 사역 시간이 줄어들어요. 그래서 아내랑 같이 학원을 열 계획인데 아내가 비즈니스 쪽을 주로 맡고 제가 사역을 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해요. 아내가 원장, 제가 부원장인 컨셉으로요. 그런데 사교육은 잘 해야 하니까 학원 강사 교육이나 어떤 학원을 할지는 아직 고민이에요. 장기적으로는 점점 다양한 사업체들이 많이 생겨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사역을 잘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어떤 사람들은 사역에 무게를 더 두고, 어떤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역자들을 돕고 그런 구조를 계속 만들어 가고 싶어요. 그렇게 다양한 삶의 유형이 많이 나와서 저희처럼 건강한 공동체들이 계속 나오면 좋겠어요.
신은호 대표와의 인터뷰는 비즈니스 사역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주는 시간이었다. 비즈니스 사역의 목표를 수익을 최대로 창출해서 그것을 사역에 쓰겠다는 것으로 설정하면 흔히 걱정하는 것처럼 비즈니스와 사역의 가치가 충돌하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고, 수익이 많이 날 경우, 재정적인 유혹을 받기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신은호 대표와 같이 일과 사역을 병행하면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함께 일하며 사역할 수 있는 구조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충분히 비즈니스와 사역의 가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재정적 유혹에 빠지지 않는 비즈니스 사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신은호 대표는 추후 선교지에도 이러한 비즈니스 사역을 하고자 한다. 지상대명령을 성취하기 위해 우리가 섬겨야 할 미전도 종족의 대부분은 이슬람권 국가이다(Luis Bush, 1999). 이슬람권 국가에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경우, 무슬림에서 크리스천으로 회심한 제자들이 지속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며 믿음의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현지 제자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재정적인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들이 일반적인 직장에서 일을 한다면 라마단 기간 등 무슬림들이 종교적 정체성을 함께 확인하고 결속하는 시기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속이거나, 극심한 핍박에 시달릴 것이다. 만약 자신이 회심자인 것을 밝힐 경우 직장을 구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계속해서 겪는다면 이들은 다시 무슬림으로 돌아가거나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슬람권에서의 제자 양육을 위해서도 회심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믿음의 성장을 할 수 있는 재정적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비즈니스 사역을 성공적으로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비즈니스에는 재정, 시간, 에너지의 투자가 필수적이고, 성공적으로 경영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영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최소한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사역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도 고민거리이다. 또, 우리가 사역하는 선교지 현장을 분석해서 그곳에서 성공할만한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도 하나의 과제이다.
이토록 산적한 과제들이 있지만, 분명 비즈니스 선교는 한국 교회 뿐 아니라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선교의 차세대 주역으로 떠오르는 민족 교회들에서 헌신하며 나오는 사역자들을 향해 제시할 수 있는 선교적 모델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이슬람권에서의 제자 양육을 위해서도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사역이다. 더욱이, 앞으로는 다양한 민족 교회들이 다양한 형태로 협력하여 선교 사역을 감당할 것이다. 이에 앞서 신은호 대표의 고민처럼, 우리도 이제는 우리 동역자인 다른 민족 교회들과, 그리고 현지 제자들과 함께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함께 일하며 사역할 수 있는 선교 생태계를 구축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기도와 토론을 통해 선교지 현장을 잘 분석하고 주님께 분별력과 지혜를 구하며 믿음의 도전을 한다면 좋은 비즈니스 모델들이 하나 둘 만들어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모델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질 수 있음을 믿는다. 앞으로 바울과 브리스길라, 아굴라와 같은 강력한 일터-사역 공동체들이 무수히 일어나기를 기도하고 소망한다.
참고문헌
Caleb Maglaya Galaraga. (2024). Lausanne Report: Most Missionaries Are Reaching the Reached. https://www.christianitytoday.com/2024/09/lausanne-missions-state-great-commission-christianity-polycentrism/
Luis Bush. (1999). The 10/40 Window - Getting to the Core of the Core.
Zane Pratt. (2024). The State of Global Missions in 2024.https://www.desiringgod.org/articles/the-state-of-global-missions-in-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