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복음화 통계와 10/40창 미전도종족 선교운동 - 로잔운동의 흐름을 중심으로
- mmihpedit
-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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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소아시아 연구팀장)
2024년 9월, 제 4차 로잔대회가 한국(서울-인천)에서 열렸다.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3차 로잔대회가 열린 이후 14년 만이다. 그동안 세계교회와 함께 선교 운동을 이끌어온 선교단체들도 엄중한 시대적 도전들을 수 없이 마주하며 2024년을 맞이했다. 불과 얼마 전인 2019년 코로나 사태 등으로 세계교회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세계적 탄압에 대항해 투쟁해야 했고, 동시에 젠더 이데올로기가 사회 전 영역에로 급격하게 확산되며 창조주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 윤리와 성경의 권위를 근본부터 해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이번 4차 로잔대회에서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Great Commission Report)가 발표되었다. 본 글에서는 미전도종족 선교운동을 로잔대회의 흐름에 따라 짚어봄으로써 지난 50년 간 이어진 로잔대회 정신에 동참하며 대위임령의 완성을 향해 남은 과업을 다시 한 번 조명하고자 한다. 또한, 세계교회가 하나님께서 행하고 계신 구속의 역사에 동참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1. 복음화의 타겟이 되는 미전도종족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제 1차 로잔대회에서 빌리 그래햄의 초청으로 선교학자 랄프 윈터 박사가 <최우선 과제 - 타문화권 선교>(The Highest Priority: Cross-Cultural Evangelism)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하였다. 그의 발표는 당시 ‘복음의 최전방 프론티어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이후 반 세기동안 세계선교를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방향키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요약하자면 그것은 당시 서구권 지도자들의 세계 인식, 곧 '이제 우리가 지리적으로 가보지 않은 국가는 거의 없다'는 생각, 그리고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의 '대부분의 지역에 복음전파가 거의 완성 되지 않았나' 하는 인식을 완전히 흔드는 것이었다. 랄프 윈터 박사는 선교의 최우선 순위 및 최전방(Frontier)은 단순히 지리적 거리의 가깝고 멀고에 달려있지 않으며, 언어와 문화가 상이한 타문화권(Cross-cultural) - 따라서 복음 접촉의 기회가 없는 - 민족들이 세계선교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의 프론티어임을 역설했다.
랄프 윈터 박사는 최전방 개척선교가 ‘타문화권 선교’에 있음을 강조하며 파키스탄과 남인도를 중요한 예시로 들었다. 현대 선교 역사에서 많은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인해 남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에 세워진 ‘파키스탄 교회(The Church of Pakistan)’ 또는 ‘남인도 교회(The Church of South India)’는 그 이름과는 상관없이 실제 해당 ‘국가'의 복음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교회들에서는 해당 ‘국가’ 내에 여전히 존재하는 95프로 이상의 다양한 종족 그룹에게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보고서에서 전세계 5명 중 4명은 직접적으로, 자기 언어로 복음을 들어볼 기회가 전혀 없는 상황 가운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전도종족 선교’의 패러다임을 전세계 교회 지도자들에게 천명하는 기회가 되었고, 그는 '모든 민족(ethne)을 제자 삼으라(마28)'고 말씀하신 지상명령의 궁극적 목표를 간결하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여주었다. 또한 랄프 윈터 박사는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라함의 축복이 ‘모든 종족’에게 전해지리라 했던 언약을 환기함으로써 구약과 신약을 통틀어 삼위일체 하나님이 이끌어오신 구속의 역사에 주목해야 함을 지적했다. 따라서 국가 단위로 선교에 접근하기보다 “모든 종족에게 복이 되는” 선교 사명을 완수하기를 강조했다. 이로써 ‘미전도 종족 선교’ 개념이 본격적으로 세계교회에 정착되기 시작하였다. 세계선교 완성에 역량을 집중하던 교회들과 교단 선교부 및 여러 선교단체에 있어 미전도종족 선교가 ‘대위임령 완성’을 위한 핵심 선교방법이 된 것이다.
이후 2차 로잔대회(1989년)를 거치며 주후 2000년을 얼마 앞두지 않은 당시 세계복음화 완성을 소망하는 여러 선교운동이 이어졌다. <미전도종족 입양 선교운동>을 통해 지역교회들이 최전방 개척선교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통계적, 전략적 접근으로서의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미전도종족 현황과 복음화 상황에 대하여 가장 분석적인 지표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제 4차 로잔대회의 2024년 ‘대위임령 현황’ 발표자료에서도 ‘미전도 종족’에 대한 통계는 <여호수아 프로젝트>의 통계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민족 구분에 따라 세계선교의 타겟을 (1) 총 1만7천여개 민족, 또는 (2) 총 1만여개의 민족으로 구분하여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민족 숫자의 차이는 같은 민족에서 디아스포라로 흩어져있는 그룹들을 각각 개별적인 단위로 계수하는가 아니면 통합하여 한 개의 민족으로 계수하는가의 기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 민족’을 1개의 민족으로 계수하는 방식을 취하거나, 아니면 여러 국가로 흩어진 디아스포라 한인 그룹을 모두 구분하여 51개 민족 그룹으로 계수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민족 그룹의 계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두 가지 기준이 모두 필요한 이유는, 예를 들어 대체로 한국 민족 자체는 복음화된 민족으로 볼 수 있지만 북한의 경우 ‘복음화’가 아직 필요한 대상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구르 민족의 경우 여러 국가로 흩어져 존재하는 디아스포라 그룹을 별도로 구분했을 때 17개의 ‘미전도 종족’ 그룹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총 민족의 수를 1만 7천개로 계수하는 경우 ‘미전도 종족’의 수를 7천 여개로, 총 민족 수를 1만 여개로 계수하는 경우 ‘미전도 종족’의 수를 약 4천 여개로 집계하고 있다. 보통 복음주의(에반젤리컬) 기독교인 인구가 2프로 미만일 경우 미전도 종족으로 간주하며, 단체에 따라서는 3% 미만 복음화율, 1% 미만 복음화율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남침례교 선교부(IMB)는 복음화율 기준에 따라 미전도 종족의 수를 3천개로 집계하고 있다.
2. 미전도종족 선교운동의 핵심 과제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사역자들을 재배치하는 문제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선교사가 사실 이미 복음화가 이루어진 곳에서 사역하고 있기에, ‘선교사 배치 문제’는 여전히 우리시대 중요한 과제이다. ‘최전방 개척선교’를 위해서는 ‘가서’ 제자를 삼는 추수할 일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잔대회 50주년을 맞은 오늘 2024년의 통계는 여전히 타문화권 - 거의 복음접촉의 기회를 갖지 못한 - 민족에 대한 선교의 필요성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표)

위의 표에 따르면 이미 복음화된(reached)지역에 전체 ‘선교사’ 대부분이 사역하고 있으며 전세계 선교사의 약3.3%의 선교사만이 ‘미전도 종족’에서 사역하고 있다.
3. 세계선교의 리더십 변화 _ Global South
21세기, 특히 9.11 사태를 기점으로 세계선교의 리더십은 완전히 비서구권 교회에로 이동했다. 로마 기독교 제국 이후 2000년 가까이 지속된 서구 유럽 중심의 기독교 리더십이 이제는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로 완전히 이양된 것이다. 이미 1차 로잔대회(스위스 개최)를 제외하면 2차(필리핀), 3차(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4차(한국)에 이르기까지 로잔대회의 개최지가 모두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인 것을 보아도 이러한 경향을 알 수 있다. 이는 현대선교의 중요한 특징일 뿐 아니라 이미 3차 로잔대회에서부터 강조된 변화이다.
“필립 젠킨스는 그의 저서 '넥스트 크리스텐덤'에서 '2025년까지 기독교 인구의 50%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 나머지 17%는 아시아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중략)
실제로 전 세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교회는 이를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 있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다르게 보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서구에서 온 선교사들을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방으로 선교사를 보내는 파송자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선교 현장은 이제 선교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한 기독교 지도자가 말했듯이 선교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퍼져나갑니다.” (3차 로잔대회 소식지 발췌)
이번 4차 로잔대회의 공식 보고서인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Matthew Niermann 박사도 다시 한 번 이러한 변화를 짚고 넘어간다. 그는 발표를 통해 “이제 ‘전형적’인 기독교인은 서구 유럽의 백인 남성이 아닌 ‘나이지리아인 여성’” 이라고 지적했다. 선교지 현장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세계선교를 수행함에 있어서 다양한 배경의 글로벌 사역자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은 지상명령의 완수를 위한 핵심 요건이 될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본격적으로 1987년 COMIBAM(Congreso Misionero Iberoamericano)을 통해 이베로-아메리카(Ibero-America) 국가들의 선교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당시 초대 대표인 선교학자 루이스 부쉬는 “지금까지 라틴 아메리카는 선교지로 간주되었지만 이제부터 우리는 글로벌 선교 동력”임을 선포하였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미래에는 더욱 세계선교에 있어 핵심 동력이자 자원이 될 것이다. (위의 그림)
4. 글로벌 시대 하나님의 세계경영과 선교
글로벌 시대의 빠른 변화와 유동성은 전 영역에서 확장되고 있다. 여전히 미전도 종족에 ‘파송’되어야 할 선교사 배치 문제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이미 당신의 교회를 세계 곳곳에 복음의 증인으로 보내고 계심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씩은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문화와 여건이 주어진 가운데, 단기 선교팀이나 단기 사역자 파송 - 1년 SM(Student Missionary) 현장사역 - 등을 통해서 다양한 사역자들과 성도들이 가진 여러 은사가 선교현장의 교회개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들의 선교지 현장 경험은 이후 선교사로 파송되기를 희망하는 많은 선교 자원들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된다.
한편, 지금의 국제 정세와 글로벌 국가들의 급격한 인구 이동 및 거주지 변화는 최전방 선교 현장에서 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오랜 시간 이란/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이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및 시리아, 이라크, 팔레스타인 난민, 그리고 필리핀 디아스포라, 아프리카 유학생들도 유럽, 중동, 소아시아, 걸프 등을 아우르며 전세계에 흩어졌다. 흩어진 난민들은 복음을 접하고 믿음을 결단하는 데에 훨씬 자유로운 환경에 거하게 된다. 자국 내에서 개종할 경우 겪게 되는 여러 사회적 박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새로운 환경 가운데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과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의 규모는 정확히 집계하기 힘들겠지만 말 그대로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크리스천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가는 곳마다 자생적 교회 모임과 예배가 시작된다. 많은 선교 현장의 사역자들이 이들을 영적으로 지도하며 격려한다면 이들은 많은 선교사들이 아직 미치지 못한 곳들까지 복음이 전해질 수 있는 통로로 쓰임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전통적 방식의 선교 동력화도 분명 필요하지만 지금 하나님께서 중동 아랍권의 지형을 바꾸시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지난 약 20년 간 우리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보냄을 받은 크리스천들이 세계선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이번 4차 로잔대회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에서는 “다중심적 선교운동(Polycentric movements)”이라는 관점에서 이를 논의하고 있다.
요셉이 이집트로 가게 된 것은 비록 형제들의 악함 때문이었으나, 요셉은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게 하셨음을 고백하고 있다. 우리 세계 교회가 - 요셉과 같이 - 모든 상황과 환경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 되심(Lordship)을 온전히 고백하며 하나님의 약속에 따른 이 위대한 구속의 역사에 순종하는 백성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모든 시대적 변화들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은 복음이 필요하며, 그 복음은 변하지 않으며, 또한 복음을 모든 세계에 전하라고 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빌리 그래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