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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질서 재편하는 트럼프

  • 작성자 사진: mmihpedit
    mmihpedit
  • 2025년 12월 25일
  • 2분 분량

이상민(글로벌 브릿지 연구소 편집자문위원)


Figure 1. 중동 지도.   주. Pixabay 에서 제공된 CC0 라이선스 이미지
Figure 1. 중동 지도.  . Pixabay 에서 제공된 CC0 라이선스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월 19일 2019년부터 시리아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 당시 부과됐던 시리아 제재법(Caesar Act) 폐지 법안에 서명했다. 앞서 연방 상하원에서 통과된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아흐마드 알샤라 신임 시리아 대통령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약속한 것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미국의 시리아 제재법 효력을 6개월 간 정지시켰는데 이번 서명으로 시리아 제재법은 영구적으로 폐지됐다(Shaheen & Wilson, 2025; PBS NewsHour, 2025).

전임 시리아 대통령인 아사드 정권의 인권 침해 만행을 이유로 발효됐던 미국의 시리아 제재법의 폐지는 알샤라 신임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가 시리아를 재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지난 14년 간의 내전으로 전 국가가 황폐혜진 시리아 재건을 위해서는 국제기구, 민간 기업 등의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데 이를 위해서는 시리아에 부과된 제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Shaheen & Wilson, 2025; World Bank, 2025).


미국, 시리아 제재 영구 해제

알샤라 대통령은 19일 시리아 제재를 해제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원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튀르키예 레제프 타이이프 아르도안 대통령, 사우디 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에게도 제재 해제에 기여한 데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5월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 시 알샤라 대통령을 만나고 미국의 시리아 제재 해재를 요구해왔다.

이번 제재 해제로 시리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리아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재건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시리아 복구 비용으로 2,16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World Bank, 2025).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에 진행 중인 안보협정 협상에서 이스라엘 측에 압박을 넣고 있다. 시리아는 협조적인데 이스라엘이 문제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라는 주문이다. 현재 협상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 측에 수도 다마스커스 남부에서부터 이스라엘 북부 국경까지의 지역을 비무장 지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는 그렇게 되면 해당 지역의 안보 공백을 가져오고 시리아 군의 활동을 제약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투르스 소셜에서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분명하고 진실된 대화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시리아가 번영하는 국가로 발전하는데 막는 것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사실상 시리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The Wall Street Journal, 2025).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서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 대신 시리아 편을 지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 70년 간 중동에서 ‘반미’의 대명사였던 시리아를 ‘친미’로 끌어드리는 것이 중동 질서 개편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70년 반미에서 친미로 돌아서는 시리아  

시리아는 1956년 소련과 협약을 맺고 중동에서 반미 동맹의 핵심이 되었다. 시리아는 1967년 소련이 제공한 무기로 이집트, 요르단과 함께 이스라엘을 공격했다.이후 1973년 다시 이집트와 함께 소련이 제공한 무기로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그 뒤 이집트는 1970년대 후반부터 소련 군사고문단을 추방하면서 미국 편으로 돌아섰고 중동 최초로 이스라엘을 인정한 아랍국가가 됐으나 시리아는 반미 입장을 고수했다. 

시리아를 1970년부터 2000년까지 통치한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과 200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통치한 그의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이란, 러시아 및 북한과 군사·안보 관계를 강화하며 반미·반이스라엘이라는 공통 노선을 유지했다.

시리아는 이란의 대리세력인 가자 지구의 하마스,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에게 이란의 무기와 물자가  공급되는 통로로 사용되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벌어지면서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가 2015년 시리아 영토에 러시아군을 주둔시키면서 내전에 개입했고 이를 계기로 시리아는 중동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략 거점이 되었다. 

하지만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이 반군세력에 의해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정권을 새롭게 잡은 알샤라 대통령 등 반군세력은 이슬람 수니파로 시아파 계열인 알라위파인 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던 시아파 이란과는 적대적이라 이란·시리아·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이파 벨트’가 붕괴됐다. 또한 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던 러시아군은 시리아에서 철수해야 했고 이후 중동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졌다(Shaheen & Wilson, 2025).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 최초로 백악관 방문

이런 가운데 알샤라 대통령은 지난 11월 8일 시리아 대통령 최초로 백악관을 방문했다. 이는 그동안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반미 전선에 섰던 시리아가 친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극적인 상징이었다.

알샤라 대통령은 당시 미국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알샤라 대통령은 당시 회담에서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각각 설치하기로 합의했고 시리아는 미국 주도의 IS(이슬람국가) 소탕 작전에 참여할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10일 뒤 지난 11월 18일 사우디 아바리아의 빈 살만 왕세자가 백악관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 간 군사협력 합의서를 체결하고 미국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non) 나토(NATO) 동맹으로 지정했다. 아울러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인 F-35를 사우디 아라비아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며 미국을 믿으라는 조치인 것이다(The Wall Street Journal, 2025).

이는 빈 살만 왕세자와 냉각 관계를 가졌던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빈 살만 왕세자가 관련 되어있다며 그와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사우디 아라비아에 무기 판매를 제한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해 증산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통해 목표했던 이라크 민주화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20년 간의 전쟁 끝에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면서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 약화가 있다.

이 가운데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고 IS(이슬람 국가)가 부상했고 중국은 중동 최대의 석유 수입국으로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러시아는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중동 지역에 군사적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이란·시리아·헤즈볼라와 연결된 반미·반이스라엘 시아파 연대가 부상하자 수니파인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 왕정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의존을 감소하고 중국, 러시아, 유럽과 관계를 다변화했다. 대표적인 예가  2023년 사우디 아라비아는 중국이 중재한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 협의에 참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 후 힘을 통한 평화의 기치 하에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후 하마스·헤즈볼라·이란을 제압한 이스라엘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이란의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자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 왕정 국가들이 ‘안보는 미국’이라며 미국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의 요구대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시리아 제재를 해제하고, 또 사우디 아라비아·아랍 에미리트·이집트 등이 체제위협으로 적대하고 있는 수니파 근본주의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을 지난 11월 24일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고 밝히자 걸프 국가들과 이집트 등은 더욱 미국 편에 서고 있는 것이다(The White House, 2025a).  


트럼프 “3천 년 만에 처음으로중동에 평화 도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월 5일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중동은 지난 반세기동안 미국 외교정책에서 가장 우선시 되왔다고 평가했다. 중동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고, 초강대국 간 경쟁의 주요 무대였으며,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갈등이 만연한 지역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에너지 공급이 다변화되면서 미국이 다시 에너지 수출국이 되었고 중동에서 초강대국 경쟁은 사라지고 강대국 간 세력 다툼으로 대체됐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걸프 지역, 다른 아랍 파트너들, 그리고 이스라엘과의 동맹을 성공적으로 재활성화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The White House, 2025b).

갈등이 있지만 그전만큼 심각하지 않고 불안정의 주 원인인 이란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과 미국의 핵시설 공습으로 크게 약화되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여전히 난제이지만 하마스의 후원국들은 약화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리아는 잠재적 문제로 남아있지만 미국·아랍국가·이스라엘·튀르키에의 지원이 결합되면 안정화되어 다시 지역의 책임있고 긍정적인 구성원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이 중동 민주화를 표방하며 중동의 전통과 역사적 통치 행태를 포기하라고 강요한 것을 잘못된 실험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중동은 과거처럼 끊임없는 자극 요인이자 임박한 재앙의 잠재적 원천이 더 이상 아니기 때문에  중동이 미국 외교정책을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17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3천년만에 처음으로 중동에 평화가 도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처럼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재편되고 있는 중동 질서로 중동 평화가 실제가 될 지 세계는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Shaheen & Wilson, 2025).  




참고문헌

PBS NewsHour. (2025). Syria welcomes permanent repeal of sweeping U.S. sanctions imposed during the Assad regime.https://www.pbs.org/newshour/world/syria-welcomes-permanent-repeal-of-sweeping-u-s-sanctions-imposed-during-assad-regime

Shaheen, J., & Wilson, J. (2025). One year on, U.S. sanctions are killing Syria’s recovery. Foreign Policy.https://foreignpolicy.com/2025/12/16/syria-caesar-sanctions-assad-sharaa-iran-russia/

The Wall Street Journal. (2025). Ahmed al-Sharaa, Donald Trump, and the future of Syria.https://www.wsj.com/opinion/ahmed-al-sharaa-donald-trump-white-house-syria-iran-israel-5ceae1aa

The Wall Street Journal. (2025). Israel’s Netanyahu says Syria deal is possible with caveat after Trump reproach.https://www.wsj.com/world/middle-east/israels-netanyahu-says-syria-deal-is-possible-with-caveat-after-trump-reproach-42687fee

The Wall Street Journal. (2025). Saudi crown prince leaves U.S. tour empowered on the global stage.https://www.wsj.com/world/middle-east/saudi-crown-prince-leaves-u-s-tour-empowered-on-the-global-stage-ea227802

The Wall Street Journal. (2025). Syria to join coalition against Islamic State as country’s president visits Trump.https://www.wsj.com/world/middle-east/syria-to-join-coalition-against-islamic-state-as-countrys-president-visits-trump-ed16328c

The White House. (2025a, November). Designation of certain Muslim Brotherhood chapters as 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s and specially designated global terrorists.https://www.whitehouse.gov/presidential-actions/2025/11/designation-of-certain-muslim-brotherhood-chapters-as-foreign-terrorist-organizations-and-specially-designated-global-terrorists/

The White House. (2025b, December). 2025 national security strategy (PDF).

World Bank. (2025, October 21). The Syrian conflict: Physical damage and reconstruction assessment (201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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