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체첸 – 전통 민요를 통해 살펴보는 전쟁의 아픔

  • 작성자 사진: mmihpedit
    mmihpedit
  • 2월 26일
  • 3분 분량

러시아소수민족연구회 연구팀장 조영래


체첸은 러시아 서남부 흑해와 카스피해를 가로지르는 카프카스 산맥 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면적은 우리나라 경상북도 크기로 작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천연가스와 원유가 풍부합니다. 인구는 약 150만명이며 수도는 그로즈니입니다.





체첸의 Kezenoyam 호수



높고 험준한 카프카스 산맥을 방패 삼아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며 고유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온 체첸은,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로에 위치하여 끊임없이 주변국들의 침략을 받아왔습니다. 오랜 세월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체첸 민족이 세계의 역사 가운데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러시아와의 ‘카프카스 전쟁’을 통해서입니다. 40년이 넘게 지속된 이 전쟁의 초기에 카프카스를 하나로 연합해 싸우게 했던 영웅 중 한 명이 바로 체첸인 ‘쉐이크 만수르’입니다. 긴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고 카프카스 민족은 러시아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세계 2차 대전 당시 잉귀시 등 다른 카프카스 민족과 함께 강제 이주를 당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로 인해 체첸인들은 러시아에 대해 늘 반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독립성이 강한 체첸 민족은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카프카스 내 공화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을 선언하고 러시아에 대항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1994년~1996년, 1999년~2009년 러시아와 두 차례 전쟁을 치룹니다. 용맹한 기질과 주변 아랍국가들의 도움으로 1차 전쟁을 승리로 마쳤지만, 러시아가 총 공격을 퍼 부은 2차 전쟁에서는 처참한 패배를 겪게 됩니다. 당시 수도 그로즈니의 90%가 폐허가 되었고, 많은 체첸 남성들이 죽게 되면서 수많은 과부와 고아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참혹한 전쟁을 통해 체첸은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계속된 투쟁과 테러로 인해 ‘전쟁과 테러의 땅’ 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체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99년 체첸 국민수비대 생도들




이런 체첸의 아픈 역사는 체첸 전통 민요들에도 잘 녹아 있습니다. 그 중 전쟁의 아픔이 잘 드러나 있는 체첸 민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로즈니, 너는 적군을 붙잡았지!”

티무르 무쭈라예프


반짝이는 달속에 별들이 밝게 비치고,

어디선가 사람들은 평화의 꿈을 꾸지만,

그로즈니 위에는 타는 회색연기가 걸려있고

위협적인 전쟁의 돌풍이 몰아친다.

이 골목에 포탄이 날아오고, 총격의 고통.

갑자기 관자놀이에 총알이.

어디엔가 저격수가 숨어들었다.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의 군비행기가 날아간다,

얼마 전 전투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었지.


그로즈니, 전쟁의 불꽃을 스스로 짊어지고

적의 두려움을 오랫동안 붙잡겠지

갑자기 나타난 거리의 장갑차,

기관총의 굉음이 울려 퍼진다.

밤낮없이 폭격하고

박격포도 끝없이,

참새의 지저귐은 납의 휘파람 소리로 바뀐다.

젊은이들- 전장에 선 체첸인들

불과 칼로는 너희들을 제압할 수 없다


그로즈니, 너는 적군을 붙잡았지,

그로즈니, 불길 속에서

그로즈니, 이제 자랑스러운 너는

너의 민족과 같이 영광스럽다.

그로즈니, 너는 적군을 붙잡았지,

그로즈니, 불길 속에서

그로즈니, 이제 자랑스러운 너는

너의 민족과 같이 영광스럽다.


모두에게 가득한 고통,

모든 마을을 지나간다,

어머니는 자녀를 위한 눈물을 흘린다.

많은 형제들이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고,

그로즈니는 자신의 품에 그들을 영원히 묻었다.

밤낮없이 폭격하고, 우리 사령부를 폭격한다

일제히 사격 - 불이 타오른다

피빛으로 물든 1월의 눈,

적군의 시체도 곳곳에 널렸다


그로즈니, 너는 적군을 붙잡았지,

그로즈니, 불길 속에서

그로즈니, 이제 자랑스러운 너는

너의 민족과 같이 영광스럽다.


이제 얼어붙은 2월,

도시는 포위됐다,

우리는 이 결박을 돌파하고 나가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자들이 나오지를 못하였는가


더 많은 밤 그로즈니에서 전투는 계속될 터.

어둠과 그림자의 도시, 피와 눈물의.

얼만큼의 고통과 잔학을 너는 견디었는가

도시는 죽음과 위협적 침묵 속에 서 있었다.

부서지게 하라,

그러나 너는 무릎을 꿇지 않았으니!


그로즈니, 너는 적군을 붙잡았지,

그로즈니, 불길 속에서

그로즈니, 이제 자랑스러운 너는

너의 민족과 같이 영광스럽다.

나를 키워준 도시여.

그로즈니!


현재 체첸은 전쟁의 긴 터널을 지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체첸 사람들은 이제 독립이 아닌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현 대통령인 ‘람잔 카디로프’는 친 러시아를 자처하며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도시를 재건하고, 수피 이슬람으로 민족을 종교적으로 세워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반면 독재에 가까운 그의 정책으로 인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불과 10여년 전 이곳은 위험 지역이라는 이유로 외국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복음 전파와 선교가 불가능했던 지역이었지만,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간절한 기도와 수많은 단기 선교팀의 끊임없는 두드림으로 인해 2013년, 체첸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역사상 한 번도 부흥을 경험하지 못했던 체첸. 역사 속 수차례 러시아와의 격렬한 전쟁으로 이들을 사로잡은 증오와 상처, 그로 인한 십자가에 대한 오해가 깊고, 때문에 이들의 99.9%가 자신을 강력한 신앙을 가진 무슬림으로서 러시아와 구별되어 살아가고자 하지만 그 어떤 어두움과 상처보다 이 땅을 향한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이 더 크심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의 닫힌 마음을 여시고 어둠의 거짓을 벗기어 생명의 길 예수 그리스도께로 달려 나아오게 하실 것입니다. 사람의 노력과 능력으로 할 수 없는 구원의 역사, 부흥의 역사가 이 땅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영으로 말미암아 일어나 이제 강인하고 용맹한 체첸 민족이 온 열방을 섬기는 하나님의 전사들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글로벌 브릿지 연구소의 소식을 뉴스레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Global Bridge Institute 모든 권리 보유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