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선교사로서 느낀 비즈니스 선교의 필요성과 실제 운영
- mmihpedit
- 2025년 12월 15일
- 16분 분량
김송원(아프리카 연구회)
초록
이 글은 현장 선교사로서 교회개척 사역을 하며 느끼게 된 비즈니스의 필요성과 이후에 전개된 실제 운영에 관한 내용이다. 본 글에서는 교회개척사역과 비즈니스의 연관성, 선교사로서 비즈니스에의 접근, 재정운영, 실제적인 창업의 시작, 그 밖에 현장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제 시도된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며 앞으로 비즈니스 선교가 어떻게 성경적이고 효과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목차
1.현장에서 느낀 비즈니스의 필요성
1.1.한 명의 무슬림이 예수님을 믿고 교회가 되기까지
1.2.교회의 자립
1.3.비즈니스 선교의 필요성
2.비즈니스 선교 접근과 재정
2.1.선교사로서 비즈니스에 대한 접근
2.2.기업운영 재정원칙
2.3.정직함
3.비즈니스 선교 실제 운영과 모델들
3.1.창업의 시작
3.2.현장에서 비즈니스를 시작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요소
3.3.현장에서 시도된 비즈니스 모델들.
4.결론
1.현장에서 느낀 비즈니스의 필요성
1.1. 한 명의 무슬림이 예수님을 믿고 교회가 되기까지
하나님께서는 평범한 사회초년생인 저를 선교사로 부르셨고, 저는 30살 때 부르신 선교지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한 사명을 가지고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부르심 대로 12년이 지난 지금도 이 땅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주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섬기는 자인 저는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전도하고, 예수님을 믿은 형제, 자매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세워가는 일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반면, 현지인의 입장에서, 한 명의 무슬림이 예수님을 믿고 이슬람권에서 극소수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떠한 여정일까요?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슬람권에서 예수님을 영접하는 일은 열심히 전도한다면 반드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여러가지 이유로, 그들 중 다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결단하며 교회의 성도가 되기보다, 다시 이슬람사회의 일원으로 돌아가고는 합니다. 적지 않은 수가 예수님을 영접하지만, 적지 않은 수가 교회를 떠납니다. 이런 반복을 거듭하며, 소수의 형제, 자매들 만이 성도로 남습니다. 왜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고, 소수만 남습니까? 절대적 다수인 이슬람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 잃어버릴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경험적으로 볼 때, 예수님을 영접하는 현지인들도 사회적으로 잃어버릴 것이 별로 없는 가난한자, 소외된 자, 저학력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진 자, 힘있는 자는 예수님을 믿는 순간,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기에 영접의 문턱을 높다고 받아들입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선교지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바로 선교사가 이런 현지인 그리스도인을 직접 돕는 일입니다. 빈민에 가까운 생활 환경속에 사는 현지인과 선교사는 사회적으로 보면 어울릴 계층이 아니지만 교회안에서는 한 형제,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질적 지원을 하고 때로는 노동의 대가라는 일차원적인 급여시스템을 만들어 급여처럼 재정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언어 과외교사입니다. 현지인이 현지말을 선교사에게 가르쳐주고 선교사가 급여의 형태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손쉬운 형태의 도움은 선교사입장에선 귀한 마음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형태의 도움은 두 가지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첫째, 이렇게 사실상 재정 도움을 받는 현지인과 이후에 교회로 유입되는 제2, 제3의 현지인간에 미묘한 긴장감, 비교의식이 생기며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어렵게 됩니다.
둘째, 예수님을 믿는 현지인 제자들이 이슬람사회 각 계층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야 하는데, 가정교회라는 온실속에서만 생존하는 나약한 제자가 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온실속에서 경제활동을 한 시간이 오래될수록 그 형제는 나중에 더욱 현지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어렵게 됩니다.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시기를 놓쳐버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의 일원이 된 이후 그가 걸어가야 할 길은 교회 외부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생이라면 대입시험, 실업자라면 자신이 가진 경쟁력에 맞춘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자양육의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1.2. 교회의 자립
한 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가정교회가 되면 이후에는 교회의 자립이란 과제에 당면하게 됩니다. 교회는 어떻게 자립하게 됩니까? 교회를 하나의 인격체로 이해한다면 경제적 자립, 인격적 자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사회 속에서 스스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직장을 찾고, 또 다른 가정을 이루기까지 인격적으로 성숙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자립하여 자기 생활의 규모를 넓혀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교회도 자립을 위해선 두 가지 영역에서 두 발로 서야 가능합니다.
먼저는 신앙의 자립입니다. 맨 처음, 복음을 전하고 한 사람을 제자로 세우려 도전했던 개척자의 사역을 개척자가 떠나도 교회 공동체가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신실한 현지인 형제·자매들이 세워져야 합니다. 예수님이 3년간 제자들을 전인격적으로 양육하셨던 것처럼, 3년간 12명을 세운다면 대성공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믿음의 길입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 자립입니다. 120년 전 조선에 처음 복음이 들어왔을 때 세워진 1세대 교회 중 강화도 교산교회가 있습니다. 그곳에 새겨져 있는 5가지 핵심 가치 중 두 번째가 자립신앙입니다.
둘째, 자립신앙: ‘선교사의 지원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예배처소 구입과 운영 및 선교에 앞장섰다.’
보통, 현장에서 교회개척을 하면 초반에는 예배를 가정에서 드립니다. 식사도 부족하지만 가진 것을 나눠 먹으니 크게 재정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모이는 인원이 많아지면 예배할 장소를 렌트해야 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같은 날 전략적으로 친구 초청 사역을 할 때도 장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장기적으로 보면 그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지상교회를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외관계를 하며 지상교회를 세워 가야 할 목사가 필요하고, 그가 전임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생활비를 지원할 헌금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성도들이 재정적으로 자립해야 헌금이 나옵니다. 즉, 초기 현지인들이 재정적으로 자립하지 않으면 10년이 지나도 소수의 가정교회, 지하교회 무리만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때지만 아주 가끔씩 현지 사회에서 재정적 자립을 한 현지인이 예수님을 믿고 공동체에 나오게 될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을 통해 현지인 그룹 스스로가 재정적 자립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가능성은 적고, 이들의 재정적 헌신에 공동체 전체의 자립을 기대하며 기다리긴 어렵습니다.
1.3. 비즈니스 선교의 필요성
현지에서 예수님을 영접하는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사회적 약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저학력자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현지 사회 구직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일은 일용노동직입니다. 식당 설거지 알바, 막노동, 사무실 청소 같은 일들입니다. 이런 직종도 귀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습니다. 문제는 미래가 있는 길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10년 일해도 설거지 일은 업무와 급여의 변동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자신의 자립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은 일이 힘들어도 배울 것이 있다고 판단되면 도전하는 세대인데, 배울 것이 없는 단순 노무이니 이런 일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더라도 계속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막다른 골목에서 우리는 소규모 창업을 생각하게 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 고전 9:6
‘수고하는 농부가 곡식을 먼저 받는 것이 마땅하다’ - 딤후 2:6
정직하게 땀을 흘려 번 돈의 정당성을 성경은 인정합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Why, What, How의 3가지를 먼저 점검해 보고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Why?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분명한 창업의 목적이 세워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현장에서, 지금 왜 하려고 하는가? 이 회사가 잘 되면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생산된 재정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회사의 정체성입니다.
What? 어떻게 보면 이것은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경쟁의 영역입니다. 무엇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는가?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가? 객관화 과정이 필요합니다.
How? 창업 초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BAM 기업의 멘토들은 말합니다. 건강한 창업은 창업자의 재정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투자를 받거나 돈을 빌려서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투자를 받아서 한다면 이건 온전한 오너십을 갖기 어렵고, 이후 회사의 정체성도 투자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즉 Why가 흔들릴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돈을 빌려서 한다면 기한을 두고 재정을 상환해야 합니다. 창업자의 재정으로 시작한다면 당연히 작은 규모로 시작할 수밖에 없고, 실력에 맞게 경쟁력을 키워 나가며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어설프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많은 배움과 멘토링이 필요합니다.
2.비즈니스 선교 접근과 재정
2.1. 선교사로서 비즈니스에 대한 접근
선교사는 공적으로 교회의 파송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공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회가 없는 미전도종족에서 개척을 해야 하기에, 강한 비전과 신앙이 필요합니다. 개척은 관리가 아닙니다.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 익숙해져야 하며 때로는 숲속에서 길을 찾으며 사명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현장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 반대로 국내의 상황, 재정 공급의 주제는 파송된 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선교사는 현장에 필요한 재정을 매월 받아서 생활합니다. 현장에서 재정을 어떻게 쓰며 얼마가 필요한지는 스스로 관리를 하지만, 재정에 대해서는 믿음으로 맡기고 사역에 집중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일을 하여 생활비를 마련하고, 그것에 맞게 소비생활을 하고 자신의 미래를 계획해 갑니다. 돈과 생활은 아주 밀접한 관계입니다. 반면 선교사는 재정에 대해서는 좀 특수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다 보니, 재정 자체에 대해서는 큰 감각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좋은 것인가, 안 좋은 것인가를 판단하기 이전에,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해는 필요합니다. 필자가 현장에서 지난 사역 기간 동안 하나님이 필요에 따라 채워주신 재정은 충분했고, 돌이켜 보아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도 이 부분에서 주님을 신뢰하며 계속 사역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무엇입니까? 장사입니다. 마태복음 25장 달란트 비유에서는 다섯 달란트 받은 자가 나가서 장사해서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다고 말합니다. 장사는 경제활동입니다. 돈을 버는 것입니다. ‘어떻게 장사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비즈니스를 접근해야만 합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이 모두 세상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는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믿음으로 재정의 문제를 맡겨드리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생각하고 비즈니스에 접근해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선교사가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가장 취약점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믿음입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하나하나 따져 묻고 이해되면 실행하는 삶이 아닙니다. 반면 장사는 첫걸음부터 마지막까지가 ‘어떻게?’입니다. 하나하나 객관화를 분명하게 해야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는 선교지에서 4번의 창업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현지인 형제와 함께 작은 식당을 창업했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 적은 창업자금이라 공사 초기부터 철저한 비용절감을 최우선으로 진행해야만 했고, 모든 결정에 두 번째 기회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현지인 형제가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만약 우리 식당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 거냐?” 그렇습니다. 믿음은 하나님 앞에 올바르게만 서 있다면 실패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그 동기가 아무리 선하더라도 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선교지 교회 개척과 현지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돕는 것이니 막연하게 잘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이 주제를 다시 하나하나 점검하기 시작했고, 이후 그 형제에게 답을 주었습니다. “물론, 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식당은 잘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고 말하며,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주었습니다. 이후 결과는 초기 투자금을 6개월 안에 회수할 만큼 잘되었습니다. 그때 설명해주었던 3가지 이유 중 3가지 모두 적중했습니다. 그 근거는 어디서 찾은 것입니까? 바로 경험에서 온 것입니다. 10여 년간 현장에 있으며 경험했던 것과 앞선 창업 경험 등을 토대로 나온 것입니다. 필자가 만난 분 중 Business as Mission을 오랜 기간 하고 계신 성공한 사업가 한 분이 있습니다. 이미 많은 선교사를 만나보고 선교지도 방문해본 분입니다. 그분도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선교사님들의 동기는 선하나 비즈니스에 대한 첫 접근이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설적으로 ‘비즈니스 선교를 쉽게 시작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필자는 선교사의 입장에서 재정을 신청하고 받아서 쓰는 라이프 스타일이 오래되다 보니, 이런 부분이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해드렸습니다.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입니다. 따라서 실패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성공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본인이 자신의 역량과 자원을 5:5의 냉정한 확률선 위에 정확히 올려놓고, “내가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를 철저히 객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객관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드리는 기도는 “주님, 저는 이런 꿈이 있습니다. 좋은 대학에 보내 주세요”라는, 방향과 근거가 부족한 외침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2. 기업 운영 재정 원칙
신실한 사역자가 재정으로 타락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타락은 무엇입니까? 정죄의 판결 권한이 우리에게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사람이 타락했다고 완벽히 판별하긴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주님 앞에 재정으로 실패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비즈니스 선교에 있어 실패는 무엇입니까? 세상 비즈니스는 기준이 하나입니다. 수익률이 좋은가, 혹은 창업자금을 손해 보거나 잃었는가입니다. BAM의 경우는 그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세상 비즈니스 기준과 동일합니다.
둘째는 이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입니다.
선교지에서 비즈니스를 열어서 사업장 수익률이 좋고 자리를 잡았다 할지라도, 그것을 시작할 때 주님 앞에 목표로 했던 그 목표와는 상관없는 쪽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면 그것이 선교를 위해 성공한 비즈니스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목적 헌금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듯이, 비즈니스 선교에서의 이익도 처음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돈을 얼마나 소유하고 지출하고 있는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도 디모데에게 보내는 서신서에서는 돈을 사랑하지 말 것을 당부하지만, 빌립보 교회에 보내는 서신서에서는 내가 빈곤에도 부유함에도 처해보았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과 입술의 고백을 보십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그것이 중요합니다. 주님 앞에서 창업자와 그의 비즈니스와 걸어가는 길이 처음 목적대로 한결 같은지가 중요합니다. 청지기적 자세를 굳게 가지는 것이 본질일 것입니다.
2.3. 정직함
기업 운영에 있어서 정직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정직은 어떻게 검증할 수 있습니까? 비즈니스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시스템이 바로 회계 장부입니다. 선교지에서 하려는 비즈니스가 특수 목적을 가지고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모금식의 장사가 아니라면, 1차적으로는 그 민족의 상법 체계에 맞게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세금 신고, 고용, 매출, 지출, 자본금 상환 등 재정의 흐름이 그 국가의 재정부에서 볼 때나, 선교사를 파송한 단체나 파송 교회가 볼 때 설명 가능해야 합니다. 회계 장부를 보면 그 기업에 대해 이해하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 앞으로의 방향까지 총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회사의 장부입니다. 혹여나 건강하지 못한 경영을 할 때, 또는 BAM으로써의 비전이 상실될 때, 외부로부터 의견이 제시될 수 있고 문제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현장에서 비즈니스를 열심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부가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창업자의 말을 일방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자의 말은 믿어달라는 개인적 차원의 요청이 될 뿐입니다. 일반 세상 기업 또한 재무제표를 조작하거나 감춘다면 범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즉 재정 장부 시스템은 기업 운영의 기본이자, BAM에서도 건강하고 정직한 운영의 점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3.비즈니스 선교 실제 운영과 모델들
3.1. 창업의 시작
현장에서 창업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생각을 했던 때는 파송되고 거의 7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비즈니스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총체적 선교 전략이라는 큰 그림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한 영혼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예수님을 믿은 지 7년이 되어도 자립은 고사하고 빈민에 가까운 삶을 사는 두세 명의 현지 청년들 때문이었습니다. 외부적 도움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어렵다고 판단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충분한 기간 기도하고 당사자인 현지인들과도 함께 고민하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현장에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것은 4평짜리 장소와 작은 한국 식당 컨셉이었습니다. 그 외 비즈니스에 대한 것들은 불확실성이 높았습니다. 초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이것을 팔아서 얼마나 매상을 얻을 수 있을지, 관련 장비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인테리어 공사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 여러가지 것들이 막연했습니다.
사실 이런 주제는 창업을 하려는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일반적인 주제입니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케이스를 들어보면 한결같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초기에 창업가가 발로 뛰면서 스스로 불확실성들을 정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선교사 본인이 해오던 사역의 우선순위를 일시적으로 바꾸더라도 이 부분은 스스로 해결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BAM 컨퍼런스에서 작은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인텐시브한 평가를 통해 생각을 객관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창업하려는 분야에서 정확한 평가와 멘토링을 받는 것은 첫걸음을 떼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3.2. 현장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요소
3.2.1언어 능력
선교는 모든 신자를 향한 부르심입니다. 모든 신자는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선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는 어린이부터 시니어 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나아옵니다. 특히 시니어 세대 선교사들은 사역 초기 단계부터 비즈니스 선교를 염두에 두고 파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사역하는 지역의 경우, 해당 세대 선교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창업 또는 사역의 구심점을 효과적으로 형성하지 못하고 귀임한 사례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들은 국내에서 대기업 근무 경력자부터 자영업 경험자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전문성과 은사를 보유하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관문인 현지 언어 습득에 어려움을 겪으시면서 비즈니스 실행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창업을 시도하더라도 초기 단계에서 적지 않은 자금을 즉시 투입해야 하는 상황도 높은 위험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입니다. 관공서 공무원, 현지 협력업체, 시장 조사 과정에서 만나는 상인 및 공급업체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일정 금액의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계약 및 협상 과정에서는 언어적 장벽이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제가 사역하는 국가는 아랍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나, 제2공용어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대졸자 및 공식 문서의 대부분이 프랑스어로 처리됩니다. 실제로 현지에서 한인 식당을 운영하는 교포 사례를 살펴보면, 아랍어는 전혀 구사하지 못하시지만 프랑스어를 통해 직원 및 고객과 원활히 소통하시며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선교지에서 비즈니스를 실행하고자 할 경우 언어 능력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선행 과제입니다. 언어 장벽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은 높은 실패 확률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사역 초기부터 현지어(또는 실무 공용어) 습득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3.2.2.현장 전문성
선교사가 장기간 현장에 머무르며 사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현장 전문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리, 언어, 현지 사회·종교·문화에 대한 이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사람들을 섬기는 과정에서 그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깊이 파악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전문성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개발되지 않는 영역 역시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현지 상법, 세법, 세부적인 경제 시스템과 현실, 노동 환경, 건축 관련 관행 및 실무 등이 이에 속합니다. 이러한 분야는 현장에 오래 거주한 선교사라 할지라도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가 회사를 설립하려 했을 때, 현지 세무사가 대리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서류 발급 단계까지 직접 처리하려다 상당한 시간을 허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누구나 수행할 수 있으나, 실무에서는 세무사와 같은 전문 대행인에게 위임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또한 사업장 공사를 위해 전기·배관·건축 업자를 불러 견적을 받는 과정에서도 해당 분야의 실질적인 임금 수준이나 관행을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 역시 창업자가 부지런히 배우고 도전한다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선교사가 사역하는 대부분의 선교지는 개발도상국이거나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지역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기본적으로 변수가 매우 많습니다. 주문한 물품이 도착하지 않거나, 오늘은 재고가 있어도 내일은 보장되지 않거나, 은행 계좌 개설에 필요한 서류를 구할 방법이 없거나, 상업용 전기 변경 신청 후 공사 기간을 예측할 수 없거나, 추가 금품을 요구하는 상황 등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변수들을 일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특정 스킬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가 현지인의 세계관과 문화적 맥락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표면적인 대화 너머에 있는 상대방의 실제 요구와 이해도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며,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합니다. 필요 시에는 경고성 발언을 통해 책임 소지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하게 항의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특히 모든 의사결정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려움이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수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맥락을 공유하며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 비즈니스 팀원, 혹은 배우자가 있는 것이 매우 유익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행위가 뇌물에 해당하는지, 현지에서 허용되는 관행인지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럴 때는 반드시 맥락을 이해하는 제3자와 의견을 나누며 객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는 큰 도움이 됩니다.
3.2.3.비즈니스전문성
현장에서 처음 비즈니스를 계획할 때 Why, What, How 이 3가지를 분명히 세우며 시작하게 됩니다. 이 가운데 What에 해당하는 것이 비즈니스 전문성입니다. 무엇을 해서, 또는 무슨 기술로, 또는 무슨 제품을 팔아서 장사를 할 것인가입니다. 예를 들면 저는 현장에서 식당 창업 이후 떡을 직접 생산하는 것의 필요를 느끼고 이 부분을 확장하려고 도전했던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며 지식으로 파악했을 때는 쉬워 보였고 국내에서 가정용 떡 기계를 받을 기회가 생겨 받아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실패했습니다. 기계값이 30만 원이었으니 30만 원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 후 현장에서 중고 기계 시장을 돌아다니며 떡 기계는 아니지만 비슷한 성능의 장비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상당히 고가였고 그 돈을 투자할 만큼 이 영역의 비즈니스 전문성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비즈니스 전문성은 꼭 본인이 갖추지 못했더라도 아는 친구, 친척, 동료들과 협업이 가능하다면 그만큼 창업자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본인도 그만한 지식이 없고 그것을 도와줄 전문성을 갖춘 이도 없다면 창업은 쉽지 않습니다. 고가의 투자를 책임질 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됩니다. 현장 선교사의 경우 안식년을 활용하여 본인이 창업하고자 하는 동종 업계에서 실제 일을 하며 배우거나 학위 또는 자격증을 딴다면 비즈니스 전문성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입니다.
3.3.현장에서 시도된 비즈니스 모델들
비즈니스 선교(Business as Mission, BAM)의 모델은 창업자가 어떤 인물인지, 그리고 그가 처한 지역적·문화적·경제적 맥락이 어떠한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업종이라 하더라도 세부 맥락에 따라 적용 가능한 모델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장에서 소개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은 필자가 교회 개척을 목적으로 현장에서 직접 도전하고 경험한 사례들 중 일부입니다.
3.3.1.현지인 고용을 위한 창업
교회 공동체에 믿음의 현지 형제·자매들 중 2, 3명은 신앙은 좋게 보였으나 몇 년째 실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전임 사역자로 살고자 해도 경제적 후원을 제공할 주체가 없어서 그것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고용을 위해 4평짜리 작은 식당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된 맥락이 이러했기 때문에 마치 일터 교회와 같은 모습을 꿈꾸며 창업하였고, 이후 운영도 일반 식당이 아닌 이 식당을 통해 사역의 경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시도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함께 기도하고, 식당에서 예배하며, 다른 무슬림 직원에게도 전도하고 섬겼습니다. 일하는 것 외에 사역에 재정과 시간이 교회 개척에 직접적으로 기여되도록 운영하려고 하였습니다.
첫 창업의 목적이었던 현지 그리스도인 형제·자매 고용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다른 교회 공동체 형제·자매들도 고용해 일자리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니 특히 현장 전문성이 든든한 지원이 됩니다. 반면 사업장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길 때 부득이하게 형제·자매와 감정적으로 부딪히게 되며 관계 갈등이 생깁니다. 특히 이 부분은 참으로 민감한 영역입니다. 사업장의 갈등이 그대로 교회 공동체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좋은 집사님이 직장에서 나쁜 사장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직장에서 좋은 사장이 교회에서 나쁜 신앙인이 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자가 좋은 사장, 존경받는 사장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사업장의 크고 작은 갈등도 시간이 충분히 지났을 때는 서로 간의 신뢰의 계단이 되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믿는 형제·자매들이 직원의 위치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도 직급이 높아지고, 더 나아가서는 점차적으로 사업장도 이들의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이양될 수도 있습니다.

3.3.2.총체적 선교로서 창업
한 민족의 복음화는 그 민족에 하나의 교회만 개척되어 정부에 지상 교회로 등록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사역의 씨앗이 뿌려져야 합니다. 복음 전파, 기도 운동, 1세대 그리스도인 리더를 세우는 제자 양육 등 행전의 역사가 바탕이 될 때 주님은 당신의 시간표에 따라 역사하십니다. 저는 선교지에 와서 오랜 시간 있으면서 이곳 사람들이 영적으로, 육적으로 피곤해하고 낙망하고 울분을 터뜨리는 많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을 1차원적인 전도 방법만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때가 많습니다. 강도 만난 자의 좋은 이웃이 되었던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돌봄이 필요한 때가 많이 있습니다. 청년들이 배울 만한 것이 있고 정직하게 운영되는 기업의 창업은 이들에게 기회와 영향력을 줄 수 있습니다. 게으른 자는 어떻게 부지런함을 배울 수 있습니까? 부지런한 사람을 직접 보아야 합니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낙망하지 않고 소망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제가 운영하는 식당에는 크리스천 청년 3명과 무슬림 청년 5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식당을 시작한 목적은 단순히 크리스천 청년 3명의 일자리 제공을 위함이 아닙니다. 소망을 스스로 세우지 못하는 자들을 섬기는 ‘양 떼를 먹일 목장’으로 쓰여지는 것입니다. 이 민족 청년들이 목말라 하는 실업 문제에 대한 응답으로서 시작된 창업입니다. 이것을 통해 어떤 영향력을 끼치고 새로운 사역을 열어갈지 기도하며 도전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3.3.3.양 한 마리 프로젝트
미리암 애드니(Miriam Adeney)가 쓴 『이슬람의 딸들』에는 현지인에게 양 한 마리를 빌려주고, 그 양을 잘 키워 자립의 기반이 되면 새끼 양 한 마리를 돌려받아 다시 다른 현지인의 자립 밑천으로 사용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양은 시드 머니(seed money)처럼 순환됩니다. 필자는 이전에 현지 형제·자매 몇 명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식당을 창업한 적이 있었으나, 3년 후 여러 문제로 해당 식당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창업 초기부터 함께했던 형제·자매들 역시 실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놀라웠던 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필자가 떠난 후에도 새로운 사장 아래에서 계속 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교회 개척을 했던 형제·자매들마저 모두 그만두었다는 사실입니다. ‘의리’와 같은 정서가 작동했는지 모르겠으나, 청년 세대는 재정적 안정만큼이나 올바른 가치와 공동체적 소속감에 목말라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둘째, 이들을 위해 창업했음에도 3년이 지나고 보니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자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월급 받는 직원 신분으로는 자립의 터전을 마련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때 동료 선교사가 『이슬람의 딸들』에 나오는 양 한 마리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렵겠지만 현지인들이 주체가 되는 작은 창업을 다시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 조언해 주었습니다. 필자는 “내가 창업해서 그들을 고용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업의 시작부터 그들의 것이 되게 해야겠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두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습니다: (1) 그들이 창업 주체가 되어야 하고, (2) 초기 자본도 그들이 가져와야 한다. 한 현지인 형제 부부와 함께 회의를 진행하며 다음과 같은 3가지 조건을 설정하였습니다.
첫째, 너희가 가지고 올 수 있는 만큼의 초기 자본을 가져오라.
둘째, 나는 내가 가진 자본금을 빌려주고 함께 창업한 후 원금만 돌려받겠다. 원금 상환이 끝나는 시점에 나는 완전히 빠지겠다.
셋째, 초기 자본금 규모에 따라 창업의 크기가 정해질 것이다.
위 조건 아래 다시 작은 식당을 창업하였습니다. 이들은 이전 2년 이상 함께 식당을 개척하고 운영해 온 경험이 있어 기본적인 식당 운영 전문성은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만 공사, 행정 절차, 자금 운용, 메뉴 개발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필자인 저의 역할이 컸습니다. 함께 창업하는 형제·자매들은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었으나, 이제 사업이 본인의 자립과 직접 연결되므로 강력한 내적 동기가 작동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6개월 만에 투입했던 시드 머니 원금을 모두 회수하였고, 약속대로 경영 및 재정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뗐습니다. 1년 후 확인했을 때 이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모델은 분명 장점이 있으나, 핵심은 현지인 스스로가 책임질 수 있는 역량과 이후 경영까지 감당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적용하기 어려운 모델로 판단됩니다.
3.3.4.수익보다는 활동에 역점을 둔 비즈니스
수익성과 고용 창출보다는 현장 사역을 지속하기 위한 플랫폼 확보를 주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흔히 Business for Mission이라고도 불립니다. 필자의 사례를 들자면, 약 3년 전 한국어 교육을 중심으로 한 한국어 학원을 창업한 경험이 이에 해당합니다. 당시 필자와 동료 선교사들은 장기 거주 비자를 받지 못해 사역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현지 상법을 검토한 결과, 학원 및 교육 관련 사업은 설립 절차가 비교적 간소하고 초기 투자금도 적게 드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월세, 행정 비용, 홍보 비용 등 필수 지출을 최소한으로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의 수익만 창출한다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한국어 학원을 개설하였습니다. 운영 방식은 주 1회 정도로 시간을 할애하여 강좌를 진행하는 형태였으며,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보유한 3명의 선교사가 이 학원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안정적인 거주 비자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한국어 교원 자격은 안식년 기간 중 단기 집중 교육으로 취득 가능합니다.
학원 설립 이후에는 초기 목적대로 학원 운영에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였으며, 학생들과의 개인적 교류, 크리스마스 행사 등 기본적인 관계 형성 활동 정도는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어학, 음악, 댄스 등 교육 분야에 전문성과 비전을 가진 선교사가 운영한다면 더욱 전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현지인을 정규 고용하기는 어렵고, 고용하더라도 자립 가능한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또한 수익 중심이 아닌 사업 특성상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비전과 확장성을 갖추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4.결론
복음의 본질은 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특정 시대와 환경 속에서 복음은 다양한 사람과 다채로운 방법을 통해 전파됩니다. 비즈니스는 새롭게 등장한 도구가 아니라 2,000년 교회 역사 속에 늘 존재해 온 영역입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비즈니스를 건너뛰고 개척과 자립을 이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이데올로기, 지역, 종교를 초월하여 전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선교(Business as Mission)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아직 명확한 로드맵이나 완성된 매뉴얼이 제시된 분야가 아니라, 현장에서 또 시대에 맞춰 새로운 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남아 있는 미전도 종족 가운데 일어나는 1세대 제자들과, 세워지는 교회들의 발걸음과 맞물려 전개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본주의 안에서의 비즈니스는 끊임없는 확장과 재투자를 요구합니다.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쉼 없는 질주가 계속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안에서의 비즈니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 비즈니스 규칙을 따라 운영해야 하지만, 주님이 허락하시는 시점에는 쉼이 있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 분명히 증거하듯 하나님의 성품은 풍성케 하시는 분이십니다. 사람을 도구로 사용한 뒤 외면하시는 분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시고 돌보시는 목자이십니다. 세상에서도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근로 환경이 있어야 기업이 오래 지속되고, 공정한 거래가 양측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성경적인 비즈니스 선교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와 배움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